李 “경제문제 정부가 이끄는 시대 아냐
민간 전문성 믿고 정부가 뒷받침 역할
진영 논리 떠나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기초연금·국민연금 감액 개선 공약도
12일부터 ‘광장의 유세’ 공식 선거운동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심 기일이 연기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8일 경제와 민생에 방점을 찍으며 중도 확장 행보에 속도를 냈다.
전날까지 이어오던 ‘경청투어’를 잠시 멈추고, 경제계와의 간담회 및 민생 공약 발표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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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결국 민생을 살리는 일이고 민생을 살리는 일의 핵심은 바로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며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바로 기업이고 과거처럼 경제문제와 산업문제를 정부가 제시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제는 민간 영역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정부 영역이 충실히 뒷받침해주는 방식으로 가지 않으면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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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
민주당에서는 이 후보의 정책 멘토인 이한주 총괄정책본부장과 진성준 정책본부장 등이 배석해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 후보는 통상 문제와 관련해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무역과 외교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인데 우리 외교 환경이 매우 나빠졌다.
저는 외교 역시 결국 우리 국민의 더 나은 삶, 대한민국의 이익이 핵심 목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실리외교를 하고 실사구시적 외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진영 논리나 감정, 이념에 경도돼 공연히 가지고 있던 시장을 잃거나 또는 새로운 시장을 충분히 개척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버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과거 보수정당의 북방외교 정책을 거론하며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물건 파는 게 공산국가에 물건 팔면 어떤가”라며 “러시아·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중국과 러시아라는 거대 시장을 열어 국내 기업들이 많이 성장했다.
저는 계속 그 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가 동맹 관계나 한·미·일 외교 협력 해야 한다.
거기에 중심을 두되 한쪽을 버릴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경제5단체는 이 후보에게 ‘제21대 대선-미래성장을 위한 국민과 기업의 제안’이라는 제목의 제언집을 전달했다.
제언집에는 AI 육성, 규제혁신, 에너지정책, 탄소중립 등 ‘성장 추진 동력’과 신사업·서비스산업 육성, 경제영토 확장, 자본·금융·노동 분야 제도 개선 등 4대 분야 14개 어젠다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어버이날을 맞아서 이 후보는 이날 기초연금 감액 개선, 어르신 돌봄 국가책임제 등 노년층을 겨냥한 공약도 내놨다.
이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든 어르신들께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제대로 보답해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을 게시했다.
이 후보는 먼저 기초연금의 부부감액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65세 이상 부부가 둘 다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각자의 기초연금 수급액을 20% 감액한다.
앞서 이 후보는 당 대표 시절인 2023년 “감액을 피하려고 위장 이혼하는 노인들이 많다.
이건 패륜적 제도”라며 기초연금 부부감액 제도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일정 금액 이상 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을 삭감하는 국민연금 감액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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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 ‘국민과 기업의 제안’ 제언집 전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5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정책제언집을 전달받은 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 후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국회사진기자단 |
이 후보는 “간병비 부담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나누겠다.
공공이 부담을 나눠 간병파산의 걱정을 덜어 드리겠다”며 “어르신 등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주치의제도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낮추고 개수를 늘리는 공약도 담겼다.
이 후보는 이번 주말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마치고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나선다.
이번 대선 후보 유세의 콘셉트는 ‘광장의 유세’로, 첫 유세도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정 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장은 “비상계엄 이후 124일 동안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국민의 함성을 다시 유세의 광장으로 연장해 빛의 혁명을 완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여전히 아우성치고 있는 함성들을 광화문 유세를 시작으로 전국 광장에서 불러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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