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여 전체 공개 토론 끝 '또 평행선'
金 "난데없이 나타나 단일화 요구하냐"
韓 "22번이나 단일화하겠다고 했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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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에 나섰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 후보는 "난데없이 나타나 단일화를 요구한다"고 쏘아붙였고, 한 후보는 "22번이나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김정수·송호영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에 나섰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헤어졌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사랑재의 커피숍 야외 테이블에서 1시간가량 단일화 회동을 이어갔다.
먼저 한 후보는 "김 후보께서 4월 19일부터 5월 16일까지 18일 동안 22번이나 단일화를 하겠다고 했다"며 "만일 이거 제대로 못 해내면, 솔직히 후보님이나 저나 속된 말로 '바로 가버린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단일화 첫 번째 대상은 총리님"이라며 "그런 점에선 변함없고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에서 5월 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대선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하셨다"며 "상당히 놀랐다"고 받아쳤다.
한 후보는 "김 후보께서 (단일화를) 일주일 연기하자, 방향은 단일화다, 이런 것은 결국 '하기 싫다'와 같이 느껴진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한두 번이 아니고 (단일화하겠다는 말을) 22번이나 그냥 하실 리 없다고 생각한다. 당장 오늘내일 우리 결판을 내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김 후보는 "한 후보님께서 출마를 결심했다면 국민의힘에 입당하시는 것이 성격으로 보나, 방향으로 보나 마땅할 것"이라며 "그런데 왜 안 들어오시고 밖에 계신가"라고 꼬집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당의 후보로 선출된 자신에게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를 요구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저는 당 경선 과정을 거쳐서 저만 아니라 많은 후보들이 다 돈 1억원씩 내고, 1차 경선 통과하면 1억원 내고, 다시 통과하면 1억원 내고 해서 많은 과정을 거쳐 여기 와있지 않겠나"라며 "그러면 한 후보는 어디서 오셔가지고 저보고 빨리 단일화하자, 당신이 (단일화 지연의) 책임이 있다고 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한 후보는 김 후보가 단일화를 22번이나 말했다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는 (단일화 지연의) 책임이 있지 않으신가"라며 "22번이나 (단일화를) 하시겠다고 하는데 왜 또 일주일을 연기하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 한 후보께서는 왜 지금 늦게 나타나서 국민의힘 경선 다 거치고 돈도 다 낸 사람에게 난데없이 나타나서 11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라고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약속을 22번 했는데 안 지키냐고 청구서를 내미느냐"고 말했고, 한 후보는 "청구서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명령에 가까운 희망이나 당원의 희망을 봤을 때 저는 우리가 하루이틀, 일주일 미루는 건 예의 아니라고 믿는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또 "단일화가 제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후보님이 반드시 이기신다는 것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번 결정을 받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나라를 구하겠다고 하시면 입당하시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등록하셔야 한다"며 "저는 국민의힘 정당에 입당해 경선을 거쳐 공식적인 당 후보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도 안 하고, (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건 단일화도 아니고 자리를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두 후보는 당 지도부와 관련한 설전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왜 후보님을 (돕느냐)"라고 하자, 한 후보는 "마치 당과 제가 얘기해서 진행하는 것처럼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후보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해당 행위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두 후보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결국 한 후보는 김 후보에게 "제 입장도 분명하고 후보님 입장도 변경의 여지가 없으니 오늘 모임은 이것으로 끝내는 게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김 후보도 이에 동의하면서 회동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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