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당헌 어긋난 후보교체 안 돼”
安 “차라리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전직 의원 210명 金 공식지지 선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측은 무소속 한덕수 예비 후보와 회동을 앞두고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가 당 경선 주자였던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잇따라 만나는 한편, 전직 의원 200여명은 김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했다.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 공세에 김문수 캠프는 세 과시로 맞서는 형국이다.
김 후보는 7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나 의원과 안 의원을 각각 만나 한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우 전날 40여분간 통화한 데 이어 이날도 전화로 김 후보와 현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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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 단일화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
안 의원 또한 김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 타임 테이블을 제시할 것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제안했다.
김 후보는 “안 의원 말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후보가 경선 주자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한 것은 당 후보인 자신이 단일화 과정을 전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대한 우호 여론을 형성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캠프 관계자는 “어느 경선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됐더라도 김 후보와 같은 상황에 부닥쳤을 것인 만큼, 모두 김 후보와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 전 시장과 나·안 의원은 전날부터 ‘후보 교체론’에 반대하며 김 후보에게 적극 공감하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차라리 처음부터 가위바위보로 우리 당 후보를 정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며 “이미 한 후보가 점지된 후보였다면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은 무엇이었냐. 들러리였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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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안철수 의원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제공 |
이를 변상한 뒤 후보를 교체하든 말든 해야 한다”며 “당헌·당규에 의해 선출된 후보는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 한 교체할 수 있는 절차·규정이 우리 당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뽑은 대선 후보를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축출하는 모습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전직 국회의원 210명은 서울 여의도 김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김 후보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를 향해 “말이 좋아 단일화지 김 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하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리적이거나 비합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김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하기 위한 어떠한 술수나 행동도 삼가 달라”고 촉구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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