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내가 겪은 것 밝히고 떠나야겠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문수 대선후보의 갈등과 관련해 “이번 상황은 언젠가 겪어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며 “역시 변한 것이 없는 사람들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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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지난 5일 대구 동구 동화사 통일대불광장에서 열린 봉축대법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김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을 거쳐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 당 지도부로부터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다.
김 후보는 당에 대해 “저를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는 반면, 당 지도부와 의원 다수는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약속하지 않았다면 최종 후보가 됐겠느냐.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 후보만으로는 대선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붙었을 때 승산이 없다고 보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 의원의 ‘기시감’ 언급은 김 후보의 현재 처지를 3년 전 자신의 상황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의원은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정계은퇴 의사를 밝혔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말을 보탰다.
홍 전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왜 김문수를 비난하나. 김문수는 당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나”라며 “무상열차를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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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 뉴스1 |
홍 전 시장은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설마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할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그러나 그게 현실화하면서 김문수는 ‘김덕수’(김문수 + 한덕수)라고 자칭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 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트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전 총리를 당의 최종 후보를 세우기 위해 당 지도부가 자신보다 당내 기반이 약한 김 후보를 지원한 탓에 자신이 경선에서 탈락했다는 주장이다.
홍 전 시장은 “나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한순간 김문수가 당원 지지 1위로 올라섰다.
그걸 2차 경선 나흘 전에 알았다”면서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김덕수’를 자처하며 당 지도부의 의중을 이용하고선 현재는 대치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김 후보를 거들면서도 후보와 당을 향해 모두 일침을 놓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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