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권영세 "단일화 무산은 배신"…코너 몰린 김문수더팩트 기사제공: 2025-05-06 19:18:02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일제히 "단일화 무산은 배신"이라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압박했다. (왼쪽부터) 권 위원장, 김 후보, 한 후보. /박헌우·배정한·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일제히 "단일화 무산은 배신"이라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압박했다. 한 후보와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압박하는데 '배신'이라는 표현을 동일하게 사용하면서 공교롭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 당원 투표와 단일화 데드라인, 비대위원장 사퇴까지 내걸며 김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 지도부가 김 후보에게 압박 수위를 높이는 사이, 한 후보는 개헌과 반명(반이재명)을 고리로 한 빅텐트 잰걸음에 나섰다.

6일 오전 한 후보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 불발 시 대선 레이스 완주 여부'를 묻는 질의에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선 한 번도 단일화에 실패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그건 국민에 대한 배신이고 배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또 "저는 단일화가 반드시 적절한 시기 안에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단일화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자 이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 후보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김 후보와 조우, 회동을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단일화 성사의 불확실성만 고조됐다.

김 후보는 전날 당 지도부가 자신의 의사와 반하는 단일화를 밀어붙인다며 당무우선권 발동을 시사하고 사무총장 교체 등을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의원총회 등을 거쳐 김 후보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또 중앙선대위와 단일화추진본부, 시도선대위원회 인선을 의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오는 8~9일 전국위원회를, 10~11일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소집 공고를 냈다. '김 후보의 요구 조건을 받되 단일화 시한은 11일'이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김 후보는 전국위와 전대 소집에 대해 "의제와 안건도 공개되지 않았다"며 반발, 당에 소명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6일 전 당원 투표와 비대위원장 사퇴 등 김 후보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사이, 한 후보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만나 예정된 빅텐트 행보를 이어갔다. /임영무 기자(현장풀)

김 후보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전국위와 전대는 당헌과 당규를 개정할 때 필요한 기구"라며 "결국 후보 단일화가 여의치 않으면 당헌과 당규를 개정해 김 후보의 지위를 끌어내려는 것 아닌가라는 강한 의심을 김 후보가 직접 하고 계신다"라고 전했다.

대선을 앞두고 내부 갈등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시한을 11일로 재차 못 박았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목표 시한 내 단일화 실패 시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권 위원장은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대한 확실한 약속, 한덕수 후보를 먼저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믿고 우리 당원들과 국민은 김문수 후보를 선택했다"며 "이제 와서 그런 신의를 무너뜨린다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지방 유세 중인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구로 내려갈 예정이다.

그러는 사이 한 후보는 예정된 일정대로 빅텐트 구축에 속도를 높였다. 한 후보는 이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만나 개헌에 공감대를 드러냈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저지해야 한다는 '반명 연대'에도 발걸음을 맞췄다. 앞서 한 후보는 전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도 회동하면서 개헌 등을 연결고리로 한 빅텐트 구성에 나선 바 있다.

한 후보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시한 대로 11일까지 단일화 결론이 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11일 이후에도 가능하지만 기왕 단일화한다면 11일 안에 최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발표에 반발, 공식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 일정 중 취재진과 만나 "당에서 당 대선 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라며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