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뉴스
정치뉴스 입니다.
  • 북마크 아이콘

[주간政談<상>] "49년생 노욕 버려라!"…한덕수 향한 묵직한 일갈


파란 바탕에 빨간색…이재명의 통합 신호
이준석, 항공대 학생들과 '학식' 소통 행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총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총리는 "취임 첫해 개헌안을 마련해 3년 차에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한 뒤 직을 내려놓겠다"라고 밝혔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게 나라냐'. 언제부터인가 정권을 비판하는 말로도 쓰이는 말이 딱 와닿는 요즘이다. 지난 1일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사임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격 사퇴했다. 이튿날 한 전 총리는 대선판에 '선수'로 뛰어들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대대대행' 체제가 현실화했다. 초유의 일이다. 상식 밖의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정치권이 이성을 잃고 대권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참 뼈아프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오른쪽 원 안)가 2일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은 모습. 한 남성이 '1949년생 한덕수는 노욕을 버려라'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 피켓을 들고 있다. /서다빈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오른쪽 원 안)가 2일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은 모습. 한 남성이 '1949년생 한덕수는 노욕을 버려라'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 피켓을 들고 있다. /서다빈 기자

◆"49년생 한덕수는 노욕을 버려라"…韓, 시작부터 봉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

-응. 한 전 총리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대선 출마를 선언했어.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 하루 만에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거지. 한 전 총리는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 기구'를 만들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한 뒤, 3년 차엔 총선과 대선을 실시해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어.

-전대미문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 소식에 국회도 떠들썩했지.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예고했는데, 1시간 전부터 취재진이 몰려들었어. 기자회견장뿐 아니라 백브리핑장도 북적이기 시작했지. 대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퇴한 건 헌정사 최초라고 해.

한 전 총리는 50년 가까운 공직 생활을 끝으로 '정치인'이 됐다. 한 전 총리는 첫 일정으로 쪽방촌과 현충원, 그리고 광주 5·18 민주묘지 등을 찾았다. /박헌우 기자
한 전 총리는 50년 가까운 공직 생활을 끝으로 '정치인'이 됐다. 한 전 총리는 첫 일정으로 쪽방촌과 현충원, 그리고 광주 5·18 민주묘지 등을 찾았다. /박헌우 기자

-한 전 총리가 봉변 아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 전 총리는 출마 선언 시간에 맞춰 수행원들과 모습을 드러냈어. 그의 옆에는 한때 내각으로 함께했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도 있었지. 그때 한 남성이 종이 피켓을 들고 등장했어. 피켓에는 '1949년생 한덕수는 노욕을 버려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 주변으로는 "내란 대행 사퇴해라" "염치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있었어. 반면 "탄핵도 됐는데 무슨 내란이냐"며 한 전 총리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었지.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지만 한 전 총리는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어. 이후 국회 소통관에 도착한 그는 출마 선언을 하기에 앞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과 반갑게 악수하기도 했지. 한 전 총리는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첫 일정으로 쪽방촌과 현충원, 그리고 광주 5·18 민주묘지 등을 찾았어. 50년 가까운 공직 생활을 끝으로 '정치인'이 된 한 전 총리. 과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선거용 점퍼를 입는 모습. /박헌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선거용 점퍼를 입는 모습. /박헌우 기자

◆파란 점퍼에 슬쩍 묻은 빨간 맛…이재명식 통합 상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드디어 선거 점퍼를 입었지? 민주당의 시그니처 색상인 파란색의 점퍼, 그냥 보기엔 익숙한 선거 복장이야. 그런데 자세히 보니 숫자 '1' 끝부분에 빨간색이 살짝 들어가 있더라고.

-빨간색은 국민의힘의 당 색깔이니까 현장에서도 "이거 뭐지?"하는 반응이 나왔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많았나 봐. 최고위원을 지낸 서영교 의원이 방송에 나와서 이에 대해 설명해 주더라고.

-지난달 29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한 서 의원은 "저도 생각도 못 했다"면서도 "보수인 분들이 주창하는 안보, 경제, 안전 이런 것은 민주당의 기본 공약이다. 보수가 갖고 있던 생각을 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하더라. 그러니까 '진짜 보수는 우리가 하겠다'는 전략적 신호라는 거지.

이 후보가 착용한 선거용 점퍼 숫자 1 끝부분엔 빨간색이 들어가 있다. '국민통합'을 강조한 이 후보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헌우 기자
이 후보가 착용한 선거용 점퍼 숫자 1 끝부분엔 빨간색이 들어가 있다. '국민통합'을 강조한 이 후보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헌우 기자

-이재명 후보가 최근 자주 말하는 키워드도 '국민통합'이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국민통합'이라는 단어를 무려 14번이나 썼거든. 극단 대신 통합, 갈등 대신 민생이라는 메시지를 점퍼 디자인에 담아낸 셈이지.

-서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는 부산 가덕도 피습 사건을 회상하면서 "1mm 간격으로 살았다"고 말했다고 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오고 나니 이쪽저쪽이라기보단 하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도 했대. 그래서 점퍼 디자인에도 그런 변화된 시선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거지.

-점퍼 하나로 여기까지 읽히는 거 보면 대선판에서 색 하나, 줄 하나도 그냥 들어가는 건 없나 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한국항공대학교 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 /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한국항공대학교 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 /서다빈 기자

◆항공대 찾은 이준석에게 날아온 돌직구…"이건 별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한국항공대학교 학생들과 학식을 먹었다고?

-응. 많고 많은 대학 중 왜 항공대일까 궁금하지 않아?(웃음) 이 후보가 대학생들이랑 소통하려고 만든 '학식먹자 이준석' 플랫폼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학교가 항공대였대.

-이날 이 후보는 학생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학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 항공대가 남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CC(캠퍼스 커플) 얘기도 나왔어. 한 학생이 "1학년 때는 남녀 비율이 8대 2였는데 지금은 7대 3쯤 된다"라고 했어. 그러자 이 후보가 "그럼 연애 확률은 좀 나아졌겠네"라고 말하더라고. 그랬더니 학생들이 "연애는 꿈도 못 꾼다"며 웃어넘겼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한국항공대학교 학생들과 학식을 먹는 모습. /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한국항공대학교 학생들과 학식을 먹는 모습. /서다빈 기자

-마냥 웃고 떠들기만 한 자리는 아니었어. 연금 개혁 이야기를 하며 "이건 솔직히 별로다"라고 말한 학생도 있었어. 지난달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보험료율(내는 돈)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1.5%에서 43%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해. 미래세대의 주인공인 청년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은데, 이 학생도 비슷한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보여.

-또 다른 학생은 이 후보의 대북정책 방향을 묻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걸 언급하면서 "그건 진짜 말도 안 됐다"라며 지적하더라.

-이 후보는 식사를 마친 뒤 학생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어. 전날 링거 맞았다는 말도 있었는데, 힘든 기색 없이 계속 웃으면서 진심으로 학생들을 반겨주더라고. 지난 1일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찾기도 했어. 이 후보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지 궁금하네.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하>편에 이어

shincombi@tf.co.kr



뉴스 스크랩을 하면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0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공유버튼
  • 알림 욕설, 상처 줄 수 있는 악플은 삼가주세요.
<html>
에디터
HTML편집
미리보기
짤방 사진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