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체포되면서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다.
대통령경호처 역시 서울구치소에서 초유의 '구금 경호'를 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9시40분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 받은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 구금됐다.
 
구인 피의자 거실은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대기하는 곳으로 다른 피의자와 함께 구금되는 경우가 없어 사실상 독방이다.
원룸 형태에 TV와 침구류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침대는 없지만, 바닥에는 난방을 위한 전기 열선이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공수처는 체포한 시점으로부터 48시간 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해당 시간까지 윤 대통령은 구인 피의자 거실에 머물지만, 이날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면서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체포적부심은 영장에 따라 체포된 피의자에 대해 체포가 적법한 지를 법원이 심사해 석방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다.
수사 서류 등이 법원에 제출된 시점부터 공수처에 반납되는 때까지 체포 기간(48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은 최장 20일 동안 더 서울구치소에 구금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내 구속 피의자가 사용하는 독방을 배정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정시설 내에서는 대체로 혼거실(3명 이상)에 수용되지만,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 이전의 사례를 고려하면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된 독방에 수용되는 것이 유력하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교정 당국은 경호처와 경호와 예우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의 구금 상황을 대비한 경호 규정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호처는 전날 윤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될 때부터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경호 업무를 수행했고, 조사 이후 서울구치소로 호송되는 과정도 동행했다.
경호처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용되기 전 내부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경호법 5조 1항은 '경호처장은 경호 업무의 수행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경호 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경호처장과 차장이 모두 공석이지만, 처장 권한대행이 서울구치소를 경호 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식사 시간 일반 피의자와 같이 구치소에서 정한 메뉴를 먹는다.
서울구치소의 '1월 수용자 부식물 차림표'를 보면 목요일인 이날 아침 메뉴는 시리얼과 삶은 달걀, 견과류, 우유 등이다.
점심은 짜장 소스와 중화면, 단무지, 배추김치, 저녁은 된장찌개와 닭볶음탕, 샐러드, 배추김치 등이다.
 
앞서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15일 오전 10시 33분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키는 등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