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작성한 편지 페이스북 통해 공개
“계엄은 범죄 아냐…부정선거 알리려 벙력 투입” 재차 주장
현직 대통령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작성한 장문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 |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
윤 대통령은 1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하의 손 편지에서 “취임 이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정신없이 일만 하다 보니, 제가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못 하고 지내왔다”며 “탄핵소추가 되고 보니 ‘이제야 대통령이구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받고 있는 윤 대통령을 대신해 변호인단에서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글 서두에는 “이 글은 새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만년필을 들고 밤새 작성한 ‘국민께 드리는 글’입니다.
육필 원고 그대로 올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반듯하게 세우고, 자유와 법치를 외면하는 전체주의적 이권 카르텔 세력과 싸워 국민들에게 주권을 찾아드리겠다고 약속한 만큼, 저 개인은 어떻게 되더라도 아무런 후회가 없다”고 했다.
그는 “수사권 없는 기관에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정상적인 관할이 아닌 법관 쇼핑에 의해서 나아가 법률에 의한 압수·수색 제한을 법관이 임의로 해제하는 위법·무효의 영장이 발부됐다”며 “그걸 집행한다고 수천 명의 기동경찰을 동원하고, 1급 군사시설보호구역을 무단 침입하여 대통령 경호관을 영장 집행 방해로 현행범 체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작금의 사법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선 15일 관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통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그러면서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며 “특정인의 지목해서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 하여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
이는 국민의 주권을 도둑질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붕괴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선거소송에서 이를 발견한 대법관과 선관위가 수사 의뢰하고 수사에 적극 협력하여 이런 불법 선거 행위가 일어났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하는데 은폐했다”고도 했다.
계엄의 정당성도 재차 주장했다.
그는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라면서 “계엄은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이다.
‘계엄=내란’이라는 내란 몰이 프레임 공세로 저도 탄핵 소추됐고, 이를 준비하고 실행한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들이 구속된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 “2시간까지 내란이 있나”라고 반문하며 “제가 독재와 집권 연장을 위해 그런 소규모 미니 병력으로 초단시간 계엄을 했겠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 계엄이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살리기 위한 것인지 아닌지 잘 아실 것으로 믿는다”며 “세계 어느 나라 헌정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막가파식 국회 독재의 패악에 대해 헌법 수호 책무를 부여받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저항하고 싸워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33분 공수처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윤 대통령은 직후 변호인단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녹화 영상 형식으로 발표했다.
체포 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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