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막고 있는 대통령경호처에서 영장 집행 방해는 위법에 해당한다는 주장과 함께 김성훈 경호차장 등 '강경파'의 지휘에 저항하는 등 내부 동요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곧 단행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재집행에서 1차 때만큼 철통같은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11일 경호처 직원 전용게시판에는 '수사기관 영장 집행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해 막을 경우 정당한 행위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김 차장의 지시로 삭제됐다가 하루 만에 복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은 "수사 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은 공무상 정당한 행위로 판단되며 영장 집행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공무집행방해"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은 12일 경호처 한 간부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내부 회의에서 김 차장과 이광호 경호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호처는 "(대기발령) 대상자는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를 만나 군사 주요 시설물 위치 등 내부 정보를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현재 국가공무원법, 군사기지법 등을 위반해 관련 내용에 대한 법적 조치 등 후속 조치를 위해 인사조치된 것"이라고 했다.
 
경호관들이 '무력으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제보도 전해지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응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보에 따르면 윤석열씨는 12일 경호처 간부 6명과 오찬하는 자리에서 무기 사용을 얘기했다"며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 무조건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원의 영장을 방해하는 것은 경호의 영역이 아니고 그 영장을 방해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는다는 걸 경호처 직원들이 왜 모르겠느냐"며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것"고 내다봤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기록에 대한 민간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사례를 들어 경호관들에게 영장 집행 방해 거부를 촉구하는 법조계의 목소리도 경호처 동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판사 출신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채상병 사건에서 박정훈 대령에 대해 무죄가 났다.
위법한 지시에 불응하면 ‘항명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며 "더구나 경호처 직원들은 군인이 아니다.
공무원은 아예 항명죄가 없다.
처벌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