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생기는 경호처
게시자 소속 부서장, 명령 거부
전산 담당 직원이 강제로 지워
金, 김용현 체제에서 차장 승진
충성심 높고 조직 장악력 강해
대통령경호처는 김성훈 경호처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에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한 경호를 이어갔다.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싸고 경호처 직원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호처는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호를 위해 주말에도 비상근무를 이어갔다.
경호처가 관저 일대에 구축한 차벽과 철조망 등은 이날까지도 계속 유지됐다.
 | | 김성훈 경호처장 직무대행. 뉴스1 |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경호처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전날 경호처 내부망에는 3쪽 분량이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은 공무상 정당 행위”라며 “이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공무집행방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직무대행은 해당 게시글에 대해 삭제를 지시했으나 게시자가 소속된 부서장이 이를 거부해 결국 전산 담당 직원이 강제로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릴 내용이 없다”고 했다.
앞서 9일에는 ‘젊은 경호관이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출처 불명의 게시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포되기도 했다.
해당 글은 공수처와 경찰 등을 향해 무리한 영장 발부와 집행을 실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또 “우리는 끝까지 주어진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경호관들은 모두가 처장이고 차장”이라고 주장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해 5월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체제에서 차장으로 승진해 윤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경찰의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엄중한 시기에 처장 직무대행으로서 대통령 경호업무와 관련,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며 불응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 3일 JTBC 유튜브에 나와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두 사람이 가장 강성 친윤(친윤석열) 내지는 윤석열을 지켜야 된다 그러한 주술적 신념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과 관련한 각종 시설이라든지 공사, 이런 것을 김용현 입맛에 맞춰준 것”이라며 “김용현에게 무한 충성심을 보여주고 영전 형식으로 차장이 된 다음 경호처의 모든 주요 보고서가 다 거쳐 올라가게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1965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난 김 직무대행은 대전 동산고, 명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경호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경호처 인사과장, 사이버보안과장, 정보통신기술부장, 기획관리실장 등 현장보다 주로 정보통신, 기획 업무에 종사했다.
차장 발탁 당시 경호처는 “탁월한 기획력과 윤석열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크게 인정받았다”고 승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직무대행은 경찰 출신인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 비해 조직 장악력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시도될 경우 결사항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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