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 체제도 현실화를 앞두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직무정지 약 2주 만에 권한대행이 다시 바뀌는 셈이다.
현재 정치권 상황을 보면 향후 대행이 또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정치·외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 대행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이 상정돼 표결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한대행인 국무총리 탄핵 의결정족수를 두고 여야 의견이 엇갈리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은 야당이 주장하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151명) 이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 대행의 직무는 정지되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행을 하게 된다.

한 대행이 2주 남짓한 대행 기간 대통령 권한인 거부권은 행사하면서도 헌법재판관 임명은 보류하면서 스스로 탄핵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야당 역시 잇따른 탄핵 추진으로 국정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자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 1470원선을 돌파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는 내각 전체에 대한 탄핵소추와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소추가 의결된다면 계속되는 탄핵 위협으로 행정부 역량은 위축되고 종국적으로 국무위원들의 존재 이유는 없어질 것"이라며 야당측에 한 권한대행 국민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첫 변론기일을 기점으로 침묵을 깨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대리인을 선임하고 탄핵 심판에 적극 대응하기로 한 것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헌재에 접수된 지 13일 만이다.

탄핵심판 대리인단은 헌법연구관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 헌재 공보관으로 근무했던 배보윤 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가 맡는다.
대검찰청 반부패수사부장, 대구고검장 등을 지낸 윤갑근(19기) 변호사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판사 출신 배진한(20기) 변호사도 합류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으로부터 받고 있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형사사건을 변호할 변호인단 대표는 김홍일(15기)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묵을 유지해왔던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대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 표결 등 탄핵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야당의 잇단 탄핵에 반감을 갖는 보수층을 결집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이 사실상 완료된 만큼 이날 진행될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에 적극 대응하면서 여론 변화의 추이를 살피겠다는 셈법이다.
윤 대통령 측은 “배 변호사 등 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이 헌법재판소에 선임계를 내고 오후 2시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