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세계 오픈 이후 갤러이아 타임월드점 매출 매년 감소
'루이비통'도 대전 신세계에 입점…명품 경쟁력까지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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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갤러리아 백화점의 경쟁력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왼쪽 상단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리비전총괄 부사장. /우지수 기자·한화갤러리아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식음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사이 본업인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쟁력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주요 점포인 서울 압구정점은 물론, 그룹 연고지인 대전에 타임월드점마저 경쟁 백화점에 밀리며 점차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은 최근 몇 년간 대전 내 백화점 경쟁에서 밀리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타임월드점은 한화에 인수된 동양백화점이 이름을 바꿔 지난 2000년 오픈한 이후 오랫동안 대전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했지만 2021년 대전 신세계가 문을 열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실제로 타임월드점 매출은 2021년을 기점으로 꺾였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7407억원에 달했던 타임월드점 매출은 이후 △2022년 7362억원 △2023년 6766억원 △2024년 6265억원을 기록하며 하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대전 신세계는 2021년 8월 오픈 이후 4개월 만에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뒤 △2022년 8647억원 △2023년 9463억원 △2024년 9710억원을 기록하며 현재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둔 상황이다.
오픈하자마자 갤러리아를 제치고 매출 기준 대전 최대 점포로 자리잡은 신세계는 최근 주요 명품 브랜드 입점까지 성공시키면서 갤러리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이 오는 10월 신세계 대전에 문을 연다. 이는 신세계 대전점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대표되는 하이엔드급 명품을 유치한 첫 사례다.
이로 인해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은 '루이비통이 입점한 대전 유일의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뺏기게 됐다. 더구나 루이비통의 타임월드점 입점 계약은 오는 2026년까지로, 이후 철수할지 여부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급 명품들의 경우 기존에 어떤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들어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입점을 결정하기도 한다"며 "때문에 루이비통이 대전 신세계에 입점한 이후 다른 명품들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압구정점에 이어 매출 규모 2위인 타임월드점까지 지역 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반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갤러리아를 이끄는 김동선 부사장이 최근 들어 식음료(F&B)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023년 국내에 미국 버거 프랜차이즈인 '파이브가이즈'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2위 급식업체인 아워홈을 인수하고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를 통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론칭하는 등 식음료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그 결과 한화갤러리아의 F&B부문 매출 규모는 지난 2023년 2.2%에서 지난해 11%, 올해 1분기 18%로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다만 식음료 사업을 본업인 백화점 사업 부진을 상쇄할 만큼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인 식음료 사업은 진출 초기인 만큼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반면 본업인 백화점 매출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며 "한화갤러리아의 투트랙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