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신에너지차량(NEV) 업체들이 과도한 할인 경쟁에 멈추지 않을 경우 5년 내에 129개 브랜드 중 단 15개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의 경고가 나왔다.
4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알릭스파트너스는 최신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수익을 낼 수 있는 브랜드는 전체의 10%도 안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예측했다.
다만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살아남는 15개 업체는 2030년까지 중국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의 약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존 업체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평균 102만대로 전망했다.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티븐 다이어 아시아 자동차 부문 책임자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NEV 시장 중 하나"라며 "치열한 가격 경쟁과 기술 혁신, 신규 주자들의 출현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환경은 기술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놀라운 진전을 끌어냈지만, 많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야디(BYD)는 지난 6월 한 달간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22종에 대해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가격 조정 대상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걸(SEAGULL)'이 포함됐다.
판매가는 종전 대비 20% 낮아진 5만5800위안(약 1062만원)으로 전체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했다.
최대 할인 폭(34%)이 적용된 중형 세단급 '실(SEAL)' 라인은 10만2800위안(약 1959만원)에 판매됐다.
알릭스파트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업체 가운데 BYD와 리오토, 아이토 등 3개를 제외하면 연간 기준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없다.
중국 제조사들이 '제살깎아먹기식' 저가 판매 경쟁을 멈추지 않으면 수익을 내는 제조사는 10개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고 다이어 책임자는 경고했다.
특히 중국에서 업체 간 합병은 다른 국가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지역 경제와 고용,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지방 정부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시장인 유럽 진출이 필수적이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2030년까지 유럽 내 연간 생산량을 80만대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2년 4%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024년 기준 8~9%까지 확대됐다.
2030년에는 이를 10%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유럽연합(EU) 역시 중국 전기차의 유럽 시장 잠식 배경에 정부 보조금이 있다고 판단, 반독점법 적용을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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