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713억원 투입·12년 소요
해체경험 쌓이면 글로벌 도전장
1972년 건설 및 운영허가를 받은 뒤 1977년부터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가 공식적으로 해체 절차를 밟기 시작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4개국뿐이어서 우리나라가 해체 경험을 토대로 향후 원전 해체시장에도 뛰어들면 국내 원전 업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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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모습. 부산=연합뉴스 |
고리 원전은 최초 수명인 40년을 운전한 뒤 박근혜정부 시절 계속운전과 정지 결정 간 첨예한 논의를 거쳐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 6월18일 영구정지를 확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종해체계획서 등 필요 서류를 준비해 2021년 5월15일 해체승인을 신청, 이듬해부터 원안위가 본심사에 착수해 총 5차례에 걸쳐 358건의 질의·답변을 거치며 이날까지 8년에 걸친 사전준비 작업을 거쳤다.
고리 1호기 전체 해체에는 1조713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체사업 및 해체활동비에 8088억원, 방사성폐기물을 포함해 폐기물 처분에 2625억원이 들 것으로 산출됐다.
현재 계획대로면 2031년 해체 완료 예정이지만, 최종 해체 후 부지 복원까지는 12년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 부흥기’에 접어든 요즘, 처음 설계 때 정한 최소수명을 채운 뒤에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면 원전 수명을 연장하는 계속운전 기간 확대 논의가 활발하다.
임시우 원안위 원자력안전과장은 “즉시해체든, 지연해체든 언젠가 해체는 해야 하고 정지된 원전을 계속 둘 수 없다”며 “한수원은 (해체)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측면에서 즉시해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4개국이다.
이 가운데 고리 1호기와 같은 경수로가 있는 대형 원전을 해체해본 나라는 미국뿐이다.
고리 1호기를 성공적으로 해체할 경우 우리나라도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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