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PER도 89배 전망…현 주가 과하게 높다는 지적도
주가도 신고가 경신 후 주춤…기대·우려 공존 속 더해지는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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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달바글로벌은 전 거래일 대비 1.68% 감소한 1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바글로벌 |
[더팩트|이한림 기자] 달바글로벌의 주가 강세가 뚜렷하다. 상장 첫달 1조원에 미치지 못한 시가총액은 2조원을 훌쩍 넘겨 3조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고,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연이은 투자금 회수 전망에도 하방 압력을 견뎌가면서 눈높이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단기간 급등한 주가로 인해 주가수익비율(PER)도 함께 치솟아 우려도 함께 공존한다. 기업의 수익성 대비 현 주가를 보여주는 지표인 PER이 시장에서 다소 과하다는 평가가 지속된다면 하락 모멘텀이 출연할 때 오히려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높아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공모가 6만6300원으로 코스피에 상장한 달바글로벌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66% 오른 11만1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달 말 최고 15만원까지 급등했고, 6월 들어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24일 신고가(19만2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락 모멘텀은 존재했다. 달바글로벌에 투자한 기관투자자 중 발행주식 5분의 1에 달하는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지난 22일 해제됐기 때문이다. 상장 후 1개월째인 지난 22일은 일요일로 장이 열리지 않았으나 그전까지 이틀 연속 약보합한 것도 매도를 통한 차익실현이 가능해진 기관의 대량 매도가 예상된 결과로 풀이됐다.
특히 우리벤처투자파트너스나 라이언자산운용,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HB인베스트먼트 등 상장 전 달바글로벌에 기업공개(IPO)를 근거로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도 상장 직후 연이은 엑시트로 잭팟을 터뜨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1달 후에도 기관이 매도를 실현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또 달바글로벌이 상장 한 달 만에 공모가보다 3배가량 오른 17만원대까지 주가가 급등한 것도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다만 달바글로벌은 다시 거래가 시작된 23일 앞서 우려와 달리 하루 만에 6.20% 급등한 18만3200원에 장을 마치면서 오버행 우려를 일부 씻어내는데는 성공했다.
당시 해제된 물량은 전체 지분의 약 19%에 해당하는 229만 주로, 상장 당시 1개월 조건으로 묶였던 KTBN 13호 벤처투자조합, 코리아오메가프로젝트오호조합 등 22개 기관이 보유한 물량이었다. 매도한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가가 오히려 올랐으니, 이들이 매도한 물량보다는 개인과 외인을 포함해 이날 매집한 물량이 더욱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3일 당시 외인과 기관은 각각 달바글로벌을 16만8796주, 5만9441주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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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달바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화영 기자 |
반면 일각에서는 달바글로벌의 장기적인 우상향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상장 단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의무보유확약 물량도 8월과 11월 차례로 대기 중이다. 무엇보다 단기간 급등한 주가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급등한 주가만큼이나 100배를 훌쩍 웃돈 PER에서 우려가 비롯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의 올해 1분기 기준 PER은 131.04배다. 상장 당시 17.41배 수준이던 PER이 한 달 만에 무려 7.52배 급등한 수치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달바글로벌의 PER은 다소 과하다는 인상을 풍긴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15.33배), LG생활건강(33.47배) 등 대기업 경쟁사는 물론 같은 증시 새내기주로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함께 비교되곤 하는 에이피알(43.13배)보다 3배 넘게 높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PER이 20배를 넘어설 때 현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다소 높은 게 아니냐는 고평가 인식이 깔린다. 뷰티업계가 최근 호황을 이어가면서 경쟁사들도 모두 20배를 훌쩍 넘어서고 있으나, 이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PER을 기록한 달바글로벌에 고평가 우려가 유독 이어지는 대목이다.
PER이 단기간에 줄어들 가능성도 희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의 올해 2분기 PER 추정치는 89.86배다. 동시에 달바글로벌의 2분기 매출은 1284억원,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각각 전 분기 대비 12.82%, 19.93% 오른 수치나 2분기 실적 역시 현 주가의 비견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주가 흐름도 소폭 꺾이는 모양새다. 25일 달바글로벌은 전 거래일 대비 1.68% 내린 18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전날 신고가 경신 후 하루 만에 하락 저노한했다. 일일 거래량도 최근 10거래일 평균인 46만4675주에 못 미치는 25만1931주에 그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달바글로벌의 에이피알 등과 함께 'K-뷰티 기대주'로 떠오르면서 오버행 우려에도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으나 과하게 오른 주가를 두고 경계하는 심리도 일부 공존하고 있다. 향후 사업이나 실적 흐름 등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다면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2차로 풀리는 8월부터 주가가 급감할 여지도 있다. 당분간 연이은 증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