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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풍향계⑤] '위기를 기회'로…롯데건설 박현철號 성장 전략은?


'경영 효율·체질 개선' 핵심 경영 축
부채비율 매년 감소…"실적 개선 기대"
미래 경쟁력, 친환경·현장 안전 강화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친환경 기술 고도화와 안전문화 확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더팩트 DB·롯데건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친환경 기술 고도화와 안전문화 확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더팩트 DB·롯데건설

건설사들이 더 이상 집만 지으며 생존을 도모하긴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각 건설사 CEO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에 <더팩트>는 각 건설사들이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편집자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경기침체 등 국내 건설시장을 옥죄는 악재 속에서 '마부위침'(끈기·노력으로 결국 목적을 이룬다는 뜻)의 의지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한 건설기업이 있다. 내실 경영·친환경 기술 고도화·안전문화를 핵심 경영 축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성장 엔진을 가동 중인 최고경영자(CEO)는 미래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인공은 롯데건설을 지휘하고 있는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박현철 부회장은 '경영 효율'과 '체질 개선'을 강조한다.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고, 부서와 현장 단위의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경영 효율성 극대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장기 불황 속 위기 돌파책으로 '내실 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1960년생인 박 부회장은 지난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약 40년 간 롯데그룹에서 근무한 정통 '롯데맨'이다. 경북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롯데그룹 경영관리본부 경영관리팀, 롯데쇼핑 운영담당 전무,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룹 내에서는 '재무통'으로 불린다. 지난 2022년부터 롯데건설을 이끌고 있다.

박 부회장이 사령탑이 된 후, 롯데건설 부채비율은 점차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2022년 264.8%에서 2023년 235.3%, 2024년 196.0%로 낮아졌다. 특히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5354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만 1조8094억원을 수주했다. 총 수주잔고는 1분기 기준 약 42조5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주요 건설사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수익성 회복은 과제로 남아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5조9443억원에서 2023년 6조8111억원, 2024년 7조8632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608억원, 2595억원, 1695억원으로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 롯데건설 측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향후 실적 개선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중점 전략과 향후 분양시장 회복이 맞물린다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외부 시장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재무 체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롯데건설은 친환경 건설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친환경 건설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

◆ '친환경' 핵심 축…탄소중립·태양광 발전 시스템 시범 구축

친환경 건설기술에 대한 투자·개발도 롯데건설 전략의 한 축이다. 롯데건설은 오는 9월까지 본사 사옥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시범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앱스코어·스탠다드에너지 등과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시스템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의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건물의 외벽에 설치돼 전력생산과 건축 외장재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별도의 설치 면적이 필요 없어 시공 면적이 부족한 도심 건물에서 활용도가 높다.

또 롯데건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산화탄소 반응경화 시멘트 기술을 개발해 실제 건설 현장 적용에 성공했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은 약 1300℃ 이상의 높은 온도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제조되며,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기술은 일반 시멘트 대비 약 200℃의 낮은 온도에서 제조가 가능하다. 석회석 사용량을 30% 절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특히 이를 활용해 만든 염해방지 코팅제·보도블록·벽돌 등 콘크리트 2차 제품은 최대 70%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이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부산 롯데타워 신축 현장에 개발 기술을 원료로 한 염해방지 코팅제를 적용했다. 오산 세마 트라움 건설 현장에서는 개발 기술을 접목해 제작된 보도블록을 조경 구간에 시공했다.

이와 별도로 한일시멘트와 함께 개발한 '이산화탄소 주입 모르타르 기술'은 건설사 최초로 현장에 적용됐다. 1000가구 아파트에 적용할 경우, 30년생 소나무 1만136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저감 효과를 낸다. 친환경 기술 개발에서 실증, 현장 적용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며 녹색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비롯해 탄소저감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장에 적용 가능하도록 개발했고, 일부는 현장에 적용 중이다"며 "점차 현장을 확대해 나가 향후 건설산업에서 친환경 기술선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서초구 잠원동 본사에 있는 AI 안전상황센터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건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서초구 잠원동 본사에 있는 AI 안전상황센터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건설

◆ '기본'에 충실…현장 중심 안전경영 총력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요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설현장 안전'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안전 슬로건을 'Let’s be Safe 2025!'로 정하고, 안전경영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부회장이 가장 자주 언급한 말 역시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3대 핵심전략(실행력 강화·안전 관리체계 고도화·구성원 수준 향상)과 9대 추진과제를 수립했다. 특히 수도권·영남·호남 등 3개 권역에 안전지원센터를 설치해 현장 안전점검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안전상황센터 모니터링 강화도 나선다. 이를 위해 이동식 CCTV를 현장에 추가로 설치하고, 통신이 취약한 지하층에는 통신 설비를 보강할 예정이다.

근로자의 작업중지권도 명확하게 보장했다. 롯데건설은 업계 최초로 파트너사 선정 시 ESG 안전등급을 차등 적용했다. 올해부터는 수시 평가도 도입해 협력사의 안전 수준 향상도 함께 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매월 전국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현장 중심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다. 전 임원이 매주 특별점검을 수행하는 '임원 현장 안전 담당제'도 운영 중이다. 본사와 현장의 경계를 허무는 소통이 결국 실행력의 원천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장 중심 안전 활동을 통해 안전보건 실행력을 강화하고, 자율 안전 실천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전 현장이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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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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