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미국 역직구 실험, 쿠팡 일본·대만 공략 가속
내수 한계 속 시장 개척…IPO·외형 확장 등 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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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플랫폼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컬리가 '컬리USA' 인스타그램 계정. 미국 소비자 대상 베타 테스트와 현지 마케팅을 등을 통해 북미 시장 진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컬리 |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유통 플랫폼들이 글로벌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컬리는 미국, 쿠팡은 일본과 대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물류, 마케팅, 서비스 등 전반을 시험 운영하며 본격적인 확장을 위한 전략 검증에 나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컬리USA' 베타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테스트는 한 달간 100명의 미국 거주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국내 물류센터에서 발송된 제품을 직접 배송해 주문부터 수령까지의 경험을 검증한다. 컬리는 한국 내 유통 시스템에 기반한 역직구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는 베타 테스트와 병행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컬리USA 앰배서더' 모집, 콘텐츠 노출과 현지 맞춤형 홍보도 병행했다. 오는 10월까지 온라인 홍보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힐 계획이다.
이번 미국 진출은 IPO 재도전을 위한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 입증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컬리는 지난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적자 지속과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이후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기조를 전환해 올해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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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일본의 음식 배달 서비스 '로켓나우'와 대만 수출 플랫폼을 양축으로 삼아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
쿠팡은 일본 시장에서 '로켓나우'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지난 1월 도쿄 일부 지역에서 시작한 시범 운영은 현재 도쿄 10개 구로 확장됐으며, 1500곳 이상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무료 배달, 수수료 제로, 대규모 쿠폰 행사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우버이츠 등 기존 강자들과 경쟁에 나섰다. 입점 후 음식점 매출이 평균 400% 증가했다는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내 서비스 지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쿠팡은 대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2년 진출 이후 현지에 풀필먼트센터를 3개 구축했고, 중소기업 제품 위주의 상품을 현지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다. 마케팅, 물류, 통관, 고객응대 등 전 과정을 지원하는 수출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올해 지원 기업 수를 확대하면서 쿠팡을 통해 대만에 유통되는 상품 10개 중 7개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워졌다.
쿠팡의 해외 행보는 한국 내 성장세가 정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와 외형 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자사 서비스 모델 확대, 대만은 수출 파트너십 플랫폼 운영이라는 이원화된 구조를 통해 지역별 맞춤 진출 전략을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동남아 등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통 플랫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SSG닷컴은 K뷰티 브랜드 발굴 및 글로벌 역직구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CJ온스타일은 자체 '온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일본·동남아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국내 중소 브랜드를 대만·일본 등지로 수출하는 양방향 유통 전략을 강화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계가 명확한 내수 시장을 넘어, 미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유통 플랫폼의 생존 전략"이라며 "글로벌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서비스와 수출 지원 확대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