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관세 정책 무효 판결에 장 초반 강세
항소법원, 트럼프 행정부 가처분 인용하며 장세 역전
소비·실업자 수 지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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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소폭 상승 마감했다. /AP.뉴시스 |
[더팩트|이한림 기자] 뉴욕증시가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에 3대 지수 모두 상승 출발했다가 장 마감 전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고 소폭 상승 마감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미국 법원의 제동 판결에도 관세 부과를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양한 대응 수단을 갖고 있다고 인식되면서 불확실성을 키운 영향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8% 오른 4만2215.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0.40% 오른 5912.17에, 나스닥지수는 0.39% 오른 1만9175.8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우선 엔비디아가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을 주목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호실적에 힘입어 장 초반 6% 이상 급등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복귀하는 등 뉴욕증시를 주도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분기 주당순이익이 0.96달러, 매출은 4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돈 수치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3% 이상 올랐다.
제임스 데머트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 실적은 회사만의 성과가 아니라 전체 증시에 중요한 분수령이다"며 "이는 투자 심리를 다시 끌어올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워싱턴발 관세나 세금 뉴스가 아닌 AI의 잠재력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강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전날 미국 연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했으나, 같은 날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바로 인용하면서 법원이 무효화한 일부 관세 효력은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유지되게 됐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가지 대응 수단을 갖고 있어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짙게 깔려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이에 뉴욕증시는 장 초반 보인 상승세가 꺾인 후 장중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시장은 미국 법원의 무효 판결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와 줄다리기가 오히려 각국의 관세 협상을 지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일부 인식한 모양새다.
경제 지표에서도 우려를 더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소비자 지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쳐 속보치(+1.8%) 대비 0.6%포인트 내렸으나, 미국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지난주 24만명으로 예상을 크게 웃돌며 전주 대비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의 증산 전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6% 내린 배럴당 60.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북해산브렌트유는 1.16% 하락한 배럴당 64.15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