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본격적인 지표금리 개혁에 나선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등은 오는 7월부터 파생상품 거래에 있어서 이자율 스왑 거래의 10% 이상을 코파(KOFR)로 체결하는 것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무위험 지표금리인 코파(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는 거래 규모가 충분하고 실거래에 기반해 금리 담합이 어려운 초단기 금리(콜금리·환매조건부채권금리 등)를 기초로 산출되는 지표금리를 말한다.
과거 주 지표금리로 사용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2021년 새로 만들었다.
코파 산출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기존에 사용되던 CD 비중이 높자 정부와 한은이 보다 적극적인 지표금리 개혁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CD 수익률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활용됐고, 금융권과 투자자에게 매우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초 거래량 부족으로 수익률 결정이 전문가적 판단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시장금리 변동을 적시성 있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계속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민관 합동 작업반은 파생상품시장에서 코파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 기간 중 체결되는 이자율 스왑 거래의 10% 이상을 코파 기반으로 체결하고, 향후 5년간 매년 그 비중을 10%포인트씩 상향 조정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자율 스왑 거래금액이 큰 28개의 금융회사(증권 12개사, 은행 16개사)가 참여한다.
참여 금융회사의 범위는 매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코파 확산 계획이 원활하게 이행된다면 이자율 스왑 거래에서 코파 비중은 2030년 5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시장 참여자들이 코파 이자율 스왑 거래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올해 10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코파 이자율 스왑 거래 중앙 청산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최근 설명회를 개최하고 시장참여자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오는 8~9월 모의 테스트를 거쳐 10월중 본격적으로 청산 서비스가 개시될 예정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정책금융기관에서 시중은행으로 코파 변동금리채권 발행이 확대된다.
지난해 민관 합동 작업반은 올해부터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이 변동금리채권 자금 조달액의 10% 이상을 코파 기반으로 조달하는 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변동금리채권 발행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정책금융기관의 분기 정례 발행 등에 힘입어 코파 변동금리 채권은 약 1조4700억원 발행됐다.
전체 변동금리채권 대비 코파 발행 비중은 29.3%다.
특히 5월에는 시중은행이 코파 변동금리채권을 최초 발행했으며, 타 시중은행들도 2분기내 코파 변동금리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기존에 마련된 지표금리 개혁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시장의 관행을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민관 합동 작업반, 관계기관 협의회 등을 통해 코파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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