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 설치돼
동아오츠카, 2만개 추가 판매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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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대학교에 '데자와' 전용 자판기가 설치됐다. /문화영 기자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울대학교에서 유독 잘 팔려 '서울대 음료'라는 별명이 붙은 음료가 있다. 동아오츠카의 프리미엄 로얄 밀크티 '데자와(TEJAVA)'가 그 주인공이다. 이 '데자와'가 최근 서울대 캠퍼스에 전용 자판기를 설치했다.
22일 오후 기자가 찾은 자판기는 데자와의 상징색인 살구색으로 꾸며져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자판기에는 'TEJAVA'라는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져있었고 식사를 마친 학생들이 자판기 앞에서 전용 자판기를 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자판기 앞에서 만난 서어서문학과 A씨는 "친구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데자와 자판기'가 생겼다는 글을 올렸다"며 "오로지 '데자와'만 팔고 자판기 디자인 자체가 누가 봐도 '데자와'라 눈에 확 들어왔다"고 말했다.
'데자와'는 TEA(티)와 JAVA(자바)의 합성어로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채취한 어린 찻잎으로 만든 홍차 추출 밀크티다. 지난 1997년 240㎖ 캔으로 출시된 후 2017년 500㎖ 페트형 제품이 추가됐다. 고형분이 아닌 홍차 추출액 30%를 사용해 본연의 풍미를 살리고 적당한 단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240㎖ 기준 카페인 55mg이 함유돼 당과 카페인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다만 밍밍한 맛과 특유의 진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료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된다.
서울대에서 데자와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지난 2018년 기준 서울대 내 데자와 매출은 일반 판매처 대비 15배 이상 높았으며 같은 해 1월부터 9월까지 대학별 데자와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1위를 기록했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얻은 기록으로 자연스레 '서울대 음료'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 5월 기준 전국 주요 10개 대학 중 유일하게 서울대만 데자와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0% 증가했다. 타 대학은 평균 8%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수요에 힘입어 동아오츠카는 지난 9일 서울대 학생회관 식당 앞에 데자와 전용 자판기를 설치했다. 대학 내 캠퍼스에 데자와 단독 자판기가 설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아오츠카는 전용 자판기를 통해 기존 판매량 대비 2만개 추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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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데자와 전용 자판기에서 한 학생이 데자와를 구매하고 있다. /문화영 기자 |
서울대에서 데자와가 특히 인기 있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아오츠카 측은 캠퍼스 특유의 지형과 겨울철 난방 빈틈, 선후배 간 입소문을 원인으로 꼽는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북향 산기슭에 자리 잡은 서울대 캠퍼스는 겨울철 유난히 춥고 건조한데 따뜻한 데자와가 '속을 데우는 음료'로 인식됐다"며 "선후배 간 입소문과 추천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항공우주공학과 대학원생 B씨는 "연구실에서 야근할 때가 많은데 그때 선배들이 데자와를 추천해줬다"며 "연구실에서 선후배들과 한 캔씩 다 같이 먹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데자와는 서울대생 사이에서 데자와는 단순히 음료를 넘어 학업을 위한 '부드러운 부스터' 같은 존재로 작용하고 있다. 공예과 C씨는 "커피가 부담스럽다면 포만감도 느낄 수 있는 데자와를 마신다"며 "전용 자판기가 학생회관에만 있는 게 아쉽고 다양한 건물 내에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데자와를 '서울대 음료'로 인식하고 있었다. 전기정보공학부 D씨는 "고등학교 기숙사 자판기에 데자와가 있어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커피 대신 마시며 공부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데자와 마시고 서울대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항공우주공학과 E씨는 "이미 '서울대생 음료'라는 인식이 있으니 괜스레 더 손이 간다"며 "음료를 고를 때 '서울대생이니까 데자와'라는 생각으로 고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식 데자와 브랜드매니저 수석은 "서울대 학생들이 긴 시간 동안 학업에 집중할 때 자연스레 데자와를 선택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학생들의 생활 리듬을 고려한 맞춤형 전용 자판기를 캠퍼스 내에 설치하게 됐다"며 "이번 설치를 계기로 데자와가 서울대 학생들의 일상에 더욱 친숙하게 자리 잡고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하는 음료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