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미래에셋운용, 시장점유율 좁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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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 국내 ETF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광고선전비를 집행하며 ETF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자산운용사 간 ETF 시장 점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집행하는 광고선전비에 따라 이들 운용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웃었고,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울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광고선전비를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음에도 오히려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 좁혀졌다. 수백억 원을 들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ETF 1위 자리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3년간 광고선전비로 별도기준 각각 184억원(2022년), 163억원(2023년), 171억원(2024년)을 집행하며 운용사 중 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
이 같은 투자는 ETF 순자산총액의 가파른 증가로 이어졌다. 미래에셋의 ETF 순자산총액은 2022년 29조5674억원에서 2023년 44조6561억원, 2024년에는 62조6431억원으로 뛰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서는 광고비 지출에 비례한 실질 성과를 거둔 셈이다.
ETF 브랜드 'TIGER'를 전면에 내세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몇 년 간 ETF 마케팅에 힘을 쏟아 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연금 투자자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TIGER ETF'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TIGER ETF' 공식 홈페이지를 개편하기도 했으며, 지하철 전광판과 옥외광고 등을 통한 마케팅도 지속해왔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크게 확대했음에도 뒤를 바짝 쫒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되려 좁혀져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은 광고선전비로 2022년 75억원, 2023년 80억원, 2024년 154억원을 썼다. 특히 지난해에는 2023년 대비 74억원의 광고선전비를 늘렸다. 이 같이 광고선전비를 늘린 데는 23년째 유지해 온 업계 1위 자리가 흔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같은 해 미래에셋자산운용(171억원)과의 광고선전비 차이는 17억원에 불과하지만 ETF 시장 점유율 격차는 오히려 좁혀졌다. 최근 3년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 격차는 2022년 5.6%포인트, 2023년 3.3%포인트, 2024년 2.1%포인트로 줄었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썼지만 시장 점유율 격차는 1.2%포인트 더 좁혀진 것이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광고비 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마케팅 전략의 실효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ETF 시장의 판도가 조만간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미래에셋의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삼성자산운용의 ETF 1위 타이틀이 조만간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ETF 업계 3, 4위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자산운용과 한한국투자신탁운용 중 KB자산운용은 들인 광고선전비 대비 시장 점유율이 되려 떨어졌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2023년 대비 317.1% 늘어난 65억원을 썼다. 지난해 ETF 브랜드명을 'KB STAR'에서 'RISE'로 변경하는 리브랜딩 작업을 실행했다. ETF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자 이를 타개하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2023년 8.03%에서 지난해 7.82%로 하락했다. KB자산운용의 막대한 예산 집행에도 시장 점유율 확대는 커녕 점유율 후퇴의 결과를 맞은 것이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광고선전비를 줄였지만 ETF 시장 점유율은 크게 뛰면서 웃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전년 대비 33.6% 감소한 17억원을 썼다. KB자산운용보다 광고선전비를 48억원 덜 썼다. 그러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4.89%에서 지난해 7.56%로 2.67%포인트나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