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LG화학의 워터솔루션 부문을 인수에 나선다.
해당 부문은 바닷물을 산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게 정화하는 역삼투막(RO멤브레인) 필터 생산이 핵심으로, 해당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다.
예상 매각가는 1조원이 넘는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워터솔루션 사업부 매각을 위해 글랜우드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신설 법인에 인력과 자산 등을 이관한 뒤, 글랜우드PE가 이를 인수하는 형태다.
현재는 실사 착수 전 단계로, 양측은 조만간 구체적인 검토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해당 부문 매출은 2500억원 내외, 매출총이익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각각 900억원, 650억원 수준이다.
매각가는 EBITDA의 약 20배인 1조원 초반이 거론된다.
매각 대상은 청주 공장과 멤브레인 생산 기술, 글로벌 수처리 네트워크 등 사업부 전반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2014년 미국 나노H2O를 인수한 뒤 청주공장에 양산 설비를 구축하며 RO멤브레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일본 도레이에 이어 글로벌 2위다.
2023년 청주공장을 증설하며 향후 5년 내 사업을 2배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본업인 석유화학 분야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재무구조 강화에 힘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랜우드PE는 2호 블라인드 펀드와 함께 신규 조성 중인 3호 펀드를 활용해 거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워터솔루션 부문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글랜우드PE 관계자는 "공업용수는 물론 반도체와 전기를 생산하는 데도 물이 필요해 전 세계적으로 물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면서 "앞으로 물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인수를 하게 되면 투자를 늘려서 시설을 확보해 더 큰 글로벌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글랜우드PE는 대기업 내 사업 부문을 분할해 인수하는 '카브아웃' 거래에 특화된 토종 PEF다.
지난해에는 LG그룹의 수처리 자회사가 전신인 테크로스를 인수하며 연관 사업에 진출했고, LG화학의 진단사업 부문을 인수해 인연을 쌓았다.
LG그룹은 글랜우드PE가 인수한 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임직원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해 글로벌 PEF들의 제안을 제치고 글랜우드PE를 새 주인으로 선정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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