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무원이 올해도 '짠물배당' 기조를 유지한다.
반면 비상장 자회사 주당 배당금은 모기업과 20배 이상 차이 나도록 책정하면서 배당 전략에 대조를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2019년 액면분할 이후 6년째 1주당 배당금 102원을 유지하고 있다.
풀무원의 배당기조는 식품업계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최근 배당성향을 높이며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는 것과 달리 보수적이다.
아울러 롯데제과, 오리온 등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풀무원은 지난 14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등 투자매력을 더욱 감소시키고 있다.
지난 2월18일 풀무원식품과 씨디어소시에이츠 흡수합병 공시 지연(공시불이행)을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풀무원은 ‘단순착오’라고 해명했다.
풀무원은 배당에 인색한 태도를 지속하면서도, 비상장 자회사의 배당은 대폭 확대하며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00% 자회사 풀무원식품은 최근 3년간 1주당 배당액이 꾸준히 증가하며 2022년(배당기준일) 1011원, 2023년 1111원, 2024년에는 2020원까지 상승했다.
69.2%의 지분을 가진 풀무원샘물도 지난해 배당 기준일 기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주당 2362원으로 책정됐다.
풀무원이 1주당 102원의 배당금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으로부터 약 200억원, 풀무원샘물에서 18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이는 모기업의 현금 유동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적극적인 자회사 배당을 통해 모기업의 현금 흐름을 늘리고도 일반 주주들에게는 제한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이 자회사 배당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정작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구조"라며 “풀무원이 자회사 배당을 활용해 내부 자금을 확보한 후, 주주환원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배당정책에서 소외된 소액주주와 달리 특정 경영진은 수억원대 배당금을 챙긴다.
풀무원 최대주주 남승우 고문의 경우 57%에 달하는 지분율을 바탕으로 배당수익으로만 21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이 향후 자회사 배당금을 활용해 배당 확대에 나설지, 아니면 기존과 같은 배당 전략을 유지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개선이 없다면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홍승우 기자 hongscoop@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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