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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으로 발화 추정

국과수 “기내 시설물에 의한 발화 가능성은 희박”

올해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 원인을 두고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으로 최초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4일 공개한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조사 진행 현황’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월 3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화재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경찰, 소방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사조위는 국과수, 경찰과학수사대, 소방 등 관계 전문기관과 함께 지난달 3일 합동 화재감식을 수행했고, 객실 좌측 28열부터 32열까지의 좌석 부분에서 전기배선, 기내 조명기구, 보조배터리 잔해 등을 확보했다.
이번 국과수 감정 결과는 증거물들을 대상으로 CT 촬영과 현미경 검사 등 정밀분석을 통해 나왔다.


우선 국과수는 객실 좌측 30번 좌석 상단 선반 주변을 발화지점으로 한정할 수 있다고 봤다.
국과수는 “화재 발생 당시 승객이 촬영한 영상에서 항공기 내부 좌측 30번열 상단 선반에서 최초 화염이 식별되고, 같은 부위 주변 바닥에 소락(가연물, 물건 등이 불에 타서 아래로 떨어진 것)된 보조배터리 잔해에서 다수의 전기적 용융흔(물체가 녹은 흔적)이 식별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으로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합선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분석했다.
국과수는 “보조배터리 잔해에서 다수의 전기적 용융흔이 식별되는 상태로 배터리 내부에서 절연파괴(양극과 음극이 합선되는 상태)가 발생하면서 최초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배터리 잔해는 전반적으로 심하게 연소된 모습으로, 화재 이후의 형상에 대한 검사만으로 어떤 원인에 의해 배터리 내부에서 절연파괴가 발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논단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라이터, 보조배터리, 전자담배에 대한 직접 휴대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보조배터리 외에 항공기 내부 구조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과수는 “항공기 내부 구조물(전기배선, 조명기구 및 기판 잔해 등)에서는 발화와 관련지을 만한 전기적 특이점이나 특이 잔해 등은 식별되지 않는 상태”라며 “항공기 내부 시설물에 의한 발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사조위는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조배터리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계속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조위 관계자는 “사고조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필요한 경우 항공사 등에 안전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추가적인 사고조사 현황은 향후 사고조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공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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