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노인주거, 농심 스마트팜 등 정관 추가
"계획한 신사업 실행하는 행동력 필요" 의견도
![]() |
유통 업체들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 정관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제2여객터미널 신라면세점 매장 전경 /우지수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유통 기업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사업목적 추가를 예고하고 나섰다.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연초부터 다양한 신사업을 계획하는 모양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3주차부터 유통업계 정기주주총회(정기주총)가 열린다. 올해 주총에서 일부 업체들은 본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나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호텔신라는 오는 20일 개최하는 정기주총에서 총 3가지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한다. 각각 '종합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으로 시니어 레지던스(노인 주거)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사업목적으로 해석된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호텔, 리조트 사업 노하우를 주거로까지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롯데호텔, 메이필드호텔 등 경쟁사들이 뛰어들고 있는 호텔업계 대표 신사업이다.
업계는 호텔신라가 주 수익 모델인 면세 사업이 불황을 겪자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호텔신라 관계자는 "사업 기회를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롯데하이마트도 고령화 시대를 겨냥한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구체적으로 '전자·전기·통신기계기구 및 관련기기, 기타 관련 부속품의 제조'와 '방문판매 및 이에 부수하는 서비스업'을 정관에 더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각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이유로 '조립PC 경쟁력 강화', '고객평생케어 기반 안심 상담 및 구매지원'을 들었다. 두 번째 사업목적에서 매장을 방문하는 고령 고객들의 수고를 덜고 편의성을 키우겠다는 목적을 드러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매장 방문이 불편한 고객과 멀리 거주하는 가족을 위한 안심 상담과 구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농심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스마트팜 사업을 정식 사업목적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사진은 농심 안양공장 내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오만 농수산부 관계자들 모습 /농심 |
농심은 사업목적상 '스마트팜업' 추가를 오는 21일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은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사내벤처 프로그램 '엔 스타트'에서 탄생했다. 농심이 사내벤처에서 발전한 사업을 정식으로 사업목적에 등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 스마트팜 사업은 사내 인프라를 활용해 발전했고 지난 2022년부터 오만,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에 등 국가에 진출하며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라면 매출액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 모델을 다양화할 수 있는 농심 성장동력으로 꼽혔던 사업인 만큼 정식 사업목적으로 추가된 후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에프앤비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총 17개의 사업목적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공시했다.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사업을 정관상 명문화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럼에도 17개 사업목적 중 '애완동물 관련 용품 판매 및 유통업' 분야는 동원에프앤비가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원에프앤비는 지난 12일 미국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암앤해머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맺는 등 관련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주주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추후 잘 이행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 불확실성이 강하거나 실적이 좋지 않을 때, 기업이 주주들에게 비전을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신사업 계획이다"라며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계획한 바를 잘 실행하는 행동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