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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인재 모십니다" 상반기 대기업 채용 키워드 '미래 준비'


주요 대기업,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 발표
중장기적 관점 기술 인재 중심의 채용 기조


삼성그룹이 지난 10일부터 2025년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전자 감독관이 삼성직무적성검사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그룹이 지난 10일부터 2025년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전자 감독관이 삼성직무적성검사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나둘 상반기 채용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춘 기술 인재 위주로 채용 계획을 세운 모습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 10일부터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상반기 채용문을 연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6곳이다. 지원자들은 지원서 접수 후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4월), 면접(5월), 건강검진 등의 순으로 채용 절차를 밟는다.

삼성은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흔들리며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건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지난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삼성은 미래 세대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삼성의 예상 채용 규모는 1만명 수준이다.

대규모 채용은 빈틈없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 인재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삼성은 이번 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우수 인재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 초점을 갖춘 채용 기조는 다른 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준공,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으로 생산·제조 시스템의 기술 혁신이 가속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생산·제조 부문 중심의 채용을 시작했다. 한화오션은 일반 전형과 함께 글로벌 역량이 필요한 글로벌 챌린저 전형의 채용 서류를 접수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방산·친환경·해상 풍력·스마트 야드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LG그룹의 올해 상반기 채용 키워드도 '미래'다. 그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의 필수 요소로 연구개발(R&D) 인재를 거론해 왔다. 지난달 말 인도 출장 때에도 현지 직원들에게 우수 R&D 인재 확보를 특별히 당부했다.

올해 LG CNS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AI, 클라우드 분야 중심의 상반기 채용 소식을 전하고 있다. /LG CNS
올해 LG CNS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AI, 클라우드 분야 중심의 상반기 채용 소식을 전하고 있다. /LG CNS

먼저 LG전자 HS사업본부는 R&D 중심으로 신입사원 채용을 하고 있다. 주방가전을 맡는 키친솔루션사업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리빙솔루션사업부, 모터·컴프레서 등 가전 부품을 설계하는 부품솔루션사업부, 차세대 가전을 연구하는 HS연구센터 등에서 R&D 인재를 선발한다.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도 R&D와 생산기술 중심의 수시 채용을 시작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70% 이상 줄어드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인재 채용을 이어가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은 배터리 테크 콘퍼런스 등을 통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 인재 영입전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LG CNS는 이번 상반기에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AI 전환(AX) 분야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채용 방침을 세웠다. 이에 앱 개발 경험 등 IT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지원자는 역량 수준에 따라 우대된다. LG CNS는 IT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 풀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대학과 산학 협력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

KT 역시 AX 사업을 주도할 핵심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12일 모집 공고를 내고 AX 딜리버리 전문센터(가칭)에 합류할 AX 중추 인력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KT는 "채용 인력은 KT AX 딜리버리 전문센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전문 조직과 함께 근무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계 AX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채용 시장에 대한 변화 전망 1위는 수시채용 확대(19.9%)였다. 중고 신입 선호 현상 심화(17.5%)와 조직문화 적합성 검증 강화(15.9%), 경력직 채용 강화(14.3%), AI 활용 채용 증가(13.5%) 등이 뒤를 이었다.

전반적인 채용 시장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6곳(61.1%)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경기 침체 장기화,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등에 따른 기업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한경협은 "기업이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채용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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