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 이날 공개입찰 시작
고객 규모·거래액 흡수…IPO 발판 마련 예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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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가 티몬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결정된 가운데 오아시스가 계획하는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오픈마켓 플랫폼의 결합 청사진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오아시스마켓 공덕점 전경. /우지수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오아시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티몬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와 만년 적자를 기록한 오픈마켓 플랫폼을 결합해 연계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가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참여하는 티몬의 공개 입찰경쟁이 이날 시작된다. 오아시스와 티몬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지 6일 만이다.
티몬 매각은 '스토킹 호스(우선협상을 체결한 기업이 공개입찰에서 우선권을 얻는 방식)' 방식이다. 공개입찰에서는 다양한 업체들이 자유롭게 티몬 인수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오아시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나올 경우 인수예정자 오아시스가 해당 가격과 동일하게 조건을 맞추면 최종 인수자로 결정된다.
오아시스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면 회사 몸집을 대폭 키우게 된다. 지금까지 수익성은 안정적이었지만 매출액 확장이 타 플랫폼에 비해 비교적 더디다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 지난 2023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추진했다 수요 예측이 기대보다 낮아 보류한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오아시스는 직매입 신선식품을 유통하면서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다. 회원 수 약 200만명, 매출액 규모는 지난 2022년 4272억원, 이듬해에 4754억원으로 우상향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23년 규모를 키우기 위해 IPO를 추진했다. 당시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흑자를 유지할 뿐 아니라 수익성을 컨트롤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며 "이 시점에 적정 가치를 잘 평가받고 좋은 주주님들과 중장기적으로 웃을 수 있는 회사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아시스의 IPO 첫 도전은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으며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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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추후 IPO 추진 시 기업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되는 한편 만년 적자를 기록한 플랫폼을 품고 재무 안정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건물 /박헌우 기자 |
오아시스가 티몬을 흡수하면 거래액을 키우고 기업 가치 평가를 높일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자료를 살펴보면 티몬의 거래액은 지난 2022년 기준 3조8000억원이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전 티몬 고객 수가 5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 만큼 두 플랫폼이 결합하면 G마켓(625만명), 11번가(761만명)와 비견되는 이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두 플랫폼 결합은 티몬 입점 판매자의 품목에 오아시스 새벽배송 지원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오아시스 입장에서도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재 품목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티몬이 구축한 거래망을 그대로 품는다면 주력하는 신석식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 인수는 오아시스가 협상을 제안 받아 진행된 것이며 IPO를 진행하기 위해 티몬 인수를 결정내린 것은 아니다"면서도 "투자 받기 좋은 시기에 추진할 수 있도록 IPO 준비는 항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IPO를 추진할 때 티몬이 기업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티몬을 인수할 경우 오아시스의 경영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셀러들에게 지급해야 할 정산금 문제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EY한영의 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영업손실 1526억원, 24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오이시스는 영업이익 48억원, 127억원을 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 인수를 통한 시너지와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했고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인수전 참가를 결정했다"며 "티몬 최종 인수자로 결정된다면 오아시스가 갖추고 있는 물류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