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4개 불과… 민·관 i-SMR 개발 온힘
대형원전 중심 원전 규제 보완 과제
“국내 건설기술·경험 우수… 수출도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추진 등의 내용이 담긴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 설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2030년까지 최소 10기의 SMR 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최근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신규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계획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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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i-SMR) 모형 |
AI 초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고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송전망 등 현재의 인프라로는 어렵기에 빅테크는 물론 각국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도 독자 SMR 모형을 준비 중이다.
한국은 대형 원전 분야에서 국내외 좋은 평가를 받는 만큼, 정치적 영향과 관계없이 SMR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와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장서 대량생산해 필요한 곳에 설치
11일 업계에 따르면 SMR이란 전기출력이 300㎿급 이하인 소형 원전을 말한다.
기존 대형 원전의 출력 1000~1500㎿의 3분의 1∼5분의 1 수준이다.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등 주요 장치들이 하나로 통합돼 소형화가 가능하다.
이들 장치를 모듈(기계·가구·건물 등을 구성하는 규격화된 부품)화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모듈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다.
크기가 작은 만큼 전력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크기로 만들 수 있다.
건설 비용은 3000억원 정도로, 대형원전 5조~10조원보다 크게 낮다.
기존 대형원전과 달리 지진이나 해일 등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시스템을 갖춰 안전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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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전력생산뿐 아니라 수소생산이나 지역난방, 선박이나 잠수함, 핵추진우주선, 우주기지 등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MR이 기존 원전과 같이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핵폐기물이 발생해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을 확보해야 하는 점은 한계다.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
발전비용도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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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SMR 시장이 2024년 58억7300만달러에서 2030년이면 67억86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i-SMR 개발 중… 건설기술은 충분
SMR 개발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뒤처진 것이 사실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2022년 자료를 보면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된 SMR은 총 86개로, 이 중 한국은 4개뿐이다.
늦은 만큼 한국은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단’이 출범하며 민·관이 힘을 합쳐 i-SMR을 개발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3992억원이다.
올해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2026년 인허가를 신청해 2028년 인가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표준설계 인가란 같은 설계의 발전용 원자로를 여러 개 건설해도 된다는 허가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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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 크기는 높이 25m, 가로 7m다.
기존 원전과 같은 물로 열을 식히는 경수로 방식이다.
정부의 제11차 전기본에 따라 올해 부지를 선정하고 이르면 2035년 국내 첫 SMR이 준공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SMR 스마트(SMART)’도 있다.
SMART는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받았고, 출력을 10% 향상한 SMART100이 지난 9월 다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SMART100은 모듈당 전기출력 110㎿인 수출형 원자로다.
다행히 SMR 건설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수준이다.
건설사들의 원전·발전소 건설 경험이 꾸준히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SMR 기업은 대부분 설계·개발사”라며 “미국의 경우 오랜 기간 원전을 짓지 않아 원전을 건설할 현지 기업이 많지 않다.
국내 건설사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한국형 SMR 노형이 완성되면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출처럼 ‘팀 코리아’로 다른 나라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SMR을 뒷받침할 규제 보완과 마련은 과제다.
현재 원전 규제는 기존 대형원전에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원전 주변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반경은 기존 대형원전 기준 20∼30㎞로 설정돼 있다.
수요지와 가까이 있어야 하는 SMR에 이 규정이 적용되면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또 미국 테라파워는 냉각재로 소듐을, 미국 엑스에너지는 헬륨가스를 사용하는 비경수로 방식으로 개발 중인데, 국내는 이런 비경수로 방식 SMR 관련 안전 기준이 전무하다.
새로 만들지 않으면 국내 개발과 건설을 할 수 없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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