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경착륙 땐 세계 금융시장 패닉
韓 수출 이미 역성장·내수부진 심화
관세 폭탄 땐 성장률 추가 하락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침체를 불사하고라도 관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경제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1, 2월(합산) 수출이 역성장하고, 내수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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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관건은 미국 경기가 얼마나 빨리 식느냐이다.
허준영 서강대(경제학과) 교수는 “보통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로 보는데 지금으로선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미국 경제가 둔화하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미국의 경기침체가 급격하게 오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가 서서히 식으면 달러가 약세로 전환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정책금리를 내릴 명분이 생기고, 한국은행 역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
반면 경기침체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불안 심리가 증폭돼 안전자산인 달러로 수요가 몰리고, 강달러 기조로 인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현재 미국 물가가 불안하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천천히 하겠다고 하면 주가는 계속 빠지고 환율은 계속 높은 레벨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 연준은 ‘트럼프가 용인하는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금리 정책을 펼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의 부메랑은 우리 수출에도 직격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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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주원 실장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1, 2월 합산 수출은 이미 역성장했다.
관세 충격에 대비해 미리 수출 실적을 당겨 쓰고, 아직 트럼프 관세 효과는 반영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을 0.9%로, 지난 전망 대비 0.6%포인트나 낮췄다.
올해 성장(전년 동기 대비)에서 수출 기여도는 상·하반기 모두 0.3%포인트로, 내수(0.5%포인트, 1.9%포인트)보다도 낮다.
트럼프가 관세정책을 강행하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1.5%로 지난해 11월 전망 대비 0.4%포인트 낮췄다.
그러나 미국이 주요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1.4%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윤솔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