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주가가 올해 들어 꾸준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데다 올해 실적도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그런데도 증시 전문가들은 풍산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풍산 주가는 올해 들어 32.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1% 오른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25.4%포인트(P)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조8550억원을 넘어 섰다.

풍산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조2000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1.7% 감소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993억원을 크게 밑돌았다"며 "480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과 주요 자회사의 대규모 손실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풍산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올해 실적 전망치를 공개했다.
별도기준으로 매출액 3조8000억원, 영업이익 259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매출액은 늘고 영업이익은 감소한 규모다.
방산 부문에서 수출 비중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이전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전망치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방산 부문 실적은 소폭 둔화할 것"이라며 "매출은 늘어도 수출 비중 하락과 긴급 납기 수주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부진 전망에도 이달 들어 주가는 꾸준하게 올랐다.
올해 전망치가 보수적이라는 점에서 추가로 이익 전망치 상향 여지가 큰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풍산 신동 부문 실적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구리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관세 부과 가능성은 선수요 발생으로 이어지며 중국 부양과 제한적 공급 여건까지 고려하면 구리 가격이 상승할 잠재력이 크다"며 "구리 대체재로 분류되는 알루미늄도 관세 부과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도 "구리 광산의 비용 상승에 따른 정광 공급 조절이 최소한 하방 경직성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풍산의 신동 사업부문 실적 추가 둔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방산부문 역시 올해 잠시 주춤할 수 있지만 내년에 다시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풍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3585억원 규모의 대구경 탄약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29년 6월30일까지다.
백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 실행 계약 체결에 맞춘 풍산의 수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높은 수익성을 이미 확인했다는 점에서 내년부터 다시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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