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50만 명 … IMF 때보다 적어
4분기 외식업 경기지수 4.5P↓
국내 내수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아 신음하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에만 20만명 이상이 폐업 신고를 하면서 550만명 선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이고,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적은 수치다.
특히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570만명 대비 20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가 다시 급감하면서, 내수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영업자 수를 연도별로 비교하면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590만명, 1998년 561만명을 기록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는 600만명, 2009년 574만명이었다.
2009년 이후 자영업자 수는 560만~570만명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550만명대까지 내려간 뒤 다시 증가하는 듯하다가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소비 패턴의 변화, 이어지는 고물가?고금리 상황, 정부의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등 지원 종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 |
자영업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식업계가 특히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식업계 체감경기지수(현재지수)는 71.52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4.52포인트 하락한 성적이다.
이는 2021년 4분기(70.34), 2022년 1분기(70.84) 수준과 비슷한데, 당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때였다.
특히 주점업은 65.40으로 외식업종 중 가장 낮은 체감경기지수를 기록했다.
출장음식서비스업(80.41)과 기관 구내식당업(96.31)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원자재?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상승이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외식비용도 상승 중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각각 3.0%,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0%)보다 높은 수치다.
하남에서 양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아무래도 물가 상승이 부담이 되고 있다”며 “매출은 주는데 밀가루, 우유, 버터 등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니 부담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기에는 손님들의 불만이 커지니 쉬운 일은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진현정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서 “소비 위축과 비용 상승으로 인해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세제 혜택이나 정책 자금 지원을 통해 자영업자들이 버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등 경제위기 때마다 정부가 창업을 장려해 자영업자가 늘어났지만, 이제는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일자리 연계와 재취업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외식산업 경기 전망지수는 79.39로, 작년 4분기 전망치(83.65)보다 4.2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월드(www.sportsworldi.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