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별미 갈치구이가 식당 메뉴에서 사라지고 있다.
제주는 전국 갈치 위판량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최대 갈치 산지임에도 최근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9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제주도 내 7개 수협 가운데 주요 위판 어종인 5개 수협(서귀포·성산포·제주시·모슬포·한림수협)의 지난해 위판량은 전년(2023년) 대비 10~40%대 급감했다.
감소폭은 수협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할 만큼 확연한 감소세다.
특히 갈치 생산량이 가장 많은 서귀포수협의 위판량은 2023년 8307t에서 지난해 6948t으로 16.4% 줄었다.
위판액은 979억1400만원에서 863억4900만원으로 11.8% 감소했다.
두 번째로 많은 갈치를 생산하는 성산포수협의 위판량은 7500t에서 5308t으로 무려 29.2% 감소했다.
위판액은 824억1500만원에서 601억3000만원으로 27% 줄었다.

제주시수협, 한림수협, 모슬포수협의 갈치 위판량도 각각 42%, 28%, 10.6% 감소했다.
전국 수협의 갈치 위판량은 2023년 5만2000t에서 2024년 3만5000t으로 32.7%나 줄었다.
위판액은 4307억원에서 3158억원으로 26.7% 떨어졌다.
제주 지역의 5개 수협에서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갈치 위판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벌써 128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상악화, 고수온 등으로 인한 자원량 변화, 어황 부진 및 고유가 지속에 따른 출어 기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갈치는 평년 대비 2.5~4.0℃ 높은 수온의 영향으로 어군이 분산 분포해 자원 밀도가 크게 감소했다.
이같은 여파로 유통업체도 국내가 아닌 산지를 발굴하고 있다.
킴스클럽은 지난해 말 중동 오만에서 갈치 400t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세네갈 갈치 수입량(15t)보다 26배 많다.
제주 갈치 어획량이 감소하고 도매가가 뛰자 외국산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서 그런지 갈치 자원 자체가 감소한 것 같다”면서 “한일어업협정이 빨리 타결돼 갈치 어장이 잘 형성되는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