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시장 상황 속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늘어났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보다 2.5포인트 하락한 72.9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기준점(100)보다 낮으면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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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
이번 조사에서는 권역 내에서도 지역에 따른 온도차가 나타났다.
우선 수도권에선 인천이 64.5로 전월(76.0) 대비 11.5포인트 급락했으나 서울(87.1→85.7)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고, 경기(66.7→70.0)는 상승했다.
주산연은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경기, 그리고 인천에서 다른 양상이 나타난 것은 최근의 주택 매매시장 분위기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시장 동향을 보면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서울 강남권에선 가격 및 거래량이 상승하는 분위기이며 매수 온기가 강동구, 양천구 등 주변 인기 주거지역과 과천, 분당 등 경기 주요 지역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반면 인천은 모든 구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비수도권의 지수를 보면 대전(69.2→89.5), 경남(69.2→76.5), 충북(70.0→72.7), 제주(80.0→82.4) 등에선 지수가 상승했으나, 전북(81.8→64.3), 부산(77.8→65.2), 전남(75.0→64.3), 강원(66.7→58.3), 울산(69.2→61.1), 대구(76.2→70.8) 등은 하락했다.
대전의 경우 이달 신규 분양을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되며 지수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산연은 “서울·경기와 비수도권의 분양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이유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전국의 악성 미분양 물량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80%가 비수도권에 집중되는 등 부정적인 시장환경이 분양 전망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분위기가 침체를 이어가면서 분양 물량은 축소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달 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81.2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로, 건설사의 자금 조달 어려움에 경기 불황과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최근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분위기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물량은 총 1만2676가구였으나 실제 분양한 물량은 5385가구(지난달 27일 기준)로, 분양실적률이 4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65%)보다 낮아진 수준이다.
일반분양만 놓고 보면 지난달 3560가구가 공급돼 분양실적률은 46%로 나타났다.
직방은 “지난해보다 공급 예정물량이 감소했는데도 실적률마저 하락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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