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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 버팀목인데…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제조업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이 삐걱대고 있다.
1월 제조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4% 넘게 감소한 가운데 내수·수출 출하까지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법 폐지 등을 거론하고 있는 데다 예상보다 빠른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교역 위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 경제가 주요국 대비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 품목별로 불안 요인을 파악해 제조업 위축을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제조업 생산지수(원지수·2020년=100)는 103.7로,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했다.
감소폭은 2023년 7월(-6.6%)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14.4%), 1차금속(-11.4%), 기계장비(-7.5%)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정부는 올해 1월의 경우 설 연휴와 연말 물량 밀어내기 등 지난해 12월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입장이지만, 일시적 부진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제조업 시장 수요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출하가 감소하고, 재고 감소폭도 줄고 있다.
1월 제조업 제품 출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7.4% 감소해 2023년 1월 9.2% 준 이후 2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국내 판매업자 등에 판매하는 내수 출하가 11.8% 줄었고, 외국에 판매하는 수출 출하도 1.2% 감소했다.
또 재고증가율이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3.9%, -2.7%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1.8%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감소폭이 축소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향후 산업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하락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2월 한국 제조업 PMI는 49.9로 전월(50.3)보다 소폭 하락했다.
PMI 지수가 50 미만이면 전달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는 의미다.
우사마 바티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의 중간을 지나고 있는 2월에도 한국 제조업 활동이 여전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외 악재가 돌출하면서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연방의회에서 보조금의 근거가 되는 반도체법 폐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이달 12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관세 전쟁의 속도가 빨라지고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점도 문제다.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은 우리 제조업 업황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제조업 취업시장 역시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경제에 제조업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제조업 위축은 성장률 하락으로 직결된다.
유엔(UN) 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명목 부가가치 기준)은 한국이 28.0%로 미국(10.3%), 일본(20.3%), 독일(20.4%) 등보다 높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내수 경기 부진 속 외수(수출) 불확실성 급증’ 보고서를 통해 “우리 주력 수출 산업군에서 보면, 지난해 수출을 견인했던 자동차, 반도체 경기의 조정이 예상되며, 철강, 화학 등은 글로벌 시장 전반의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중”이라면서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일부 품목의 선전으로 전체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가 나오는 것에 안심하지 말고, 개별 수출 산업군에서의 시장 수요 변동과 경쟁 구도를 세세히 살펴 수출 경기의 불안 요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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