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설비투자 줄어들 가능성
환율로 수출경쟁력 약화 우려 커
SGI “정부, 기업과 소통 강화해야”
정국 불안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5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기업은 올해 한국이 경제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6일 발표한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10년 전인 2014년 12월(107.76)보다 3.4배 증가한 365.14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치는 한·일 무역분쟁이 있던 2019년 8월 538.1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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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
국가별 주요 언론매체에서 경제, 정책, 불확실성과 관련된 단어들의 빈도를 집계해 계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10포인트 증가하면 국내 설비투자는 약 6개월 뒤 8.7% 감소한다.
지수가 64개월 만에 최대치로 상승한 만큼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하고,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기업의 투자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12월보다 14.2% 감소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당수 기업들은 올해 경제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0인 이상 508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기업규제 전망조사’를 한 결과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 기업들은 ‘올해 경제위기가 1997년보다 심각’(22.8%)하거나 ‘1997년 IMF 위기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상당한 위기가 올 것’(74.1%)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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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소비 심리 위축 및 내수 부진 심화(37.8%),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심리 위축(26.0%)도 우려했다.
박가희 SGI 연구위원은 “정치·대외 충격에 따라 경제정책이 자주 바뀌면 기업들은 투자 시점이나 규모를 결정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미 계획된 투자조차 늦춰지거나 취소될 수 있다”며 “불확실성 해소와 그에 따른 충격 완화, 기업의 위험 관리 등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SGI는 정부가 일관된 경제정책으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경제정책 변경 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 예고하는 등 기업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