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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알래스카 LNG 참여 압박…가스公 사업 감당할수 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과 일본의 대규모 투자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인 한국가스공사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이 프로젝트는 과거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경제성 문제로 철수한 바 있어, 가스공사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회에서 가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일본, 한국 등 여러 국가가 각각 수조 달러를 투자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강조했다.
이는 관세 장벽을 무기로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게 사실상 투자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약 1300km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 항구로 운송, 액화해 아시아 등지로 수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총 투자비용은 약 440억달러(약 56조원)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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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과거 경제성 부족으로 인해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철수한 전례가 있다.
엑손모빌, BP, 코노코필립스 등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2016년 프로젝트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현지 매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이 답보 상태인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소생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만약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뛰어든다면 참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사실상 가스공사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SK E&S, GS에너지 등 국내 민간 에너지 기업들이 LNG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해외 LNG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역량과 법적 권한을 갖춘 곳은 가스공사가 유일하다.
민간 기업들은 LNG 트레이딩과 발전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정부 간 협력이 필요한 대규모 해외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
즉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요구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는 사실상 가스공사를 지목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은 이러한 대규모 해외 투자에 나서기에 망설여지는 수준이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매출은 38조3887억원, 영업이익 3조3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부채비율은 433%에 달하며 여전히 재무건전성이 불안정하다.
특히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약 14조원까지 누적되어 있고, 전체 부채는 약 47조원 수준이다.


LNG 사업의 특성상 대규모 선투자가 필요하고, 투자금 회수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가스공사가 직접 투자자로 나서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의 '2024~2028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기재부는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을 2028년까지 215.7%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처럼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한 직접 투자는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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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가스공사의 간접 참여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식은 LNG 도입 계약(Offtake Agreement)이다.
이 경우 가스공사는 알래스카 LNG 개발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생산된 LNG를 장기 계약으로 구매하는 형태로 참여하게 된다.
대규모 자본 투입 없이도 에너지 협력 차원에서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 SK E&S, GS에너지 등 민간 에너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부 지분 투자로 참여하는 방식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타당성 조사와 내부 여건 분석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고, 지분 참여나 기술 제공 등의 결정을 하게 된다"라며 "미국과의 수출 프로젝트에서 지분 참여나 투자 외에도 제품 구매 등의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며 각국의 투자 상황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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