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5일(현지시간) 사흘 만에 상승했다.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폭격 하루 만에 자동차 부문 관세를 한 달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진정됐다.
백악관이 추가 관세 면제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관세 갈등이 일부 봉합될 것이란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5.6포인트(1.14%) 상승한 4만3006.5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4.48포인트(1.12%) 오른 5842.6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7.57포인트(1.46%) 뛴 1만8552.73에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자동차 관세 유예 조치로 제너럴 모터스(GM)가 7.22% 올랐다.
포드는 5.75%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3.19% 뛰었고, 엔비디아가 1.13% 상승했다.
백악관의 자동차 관세 유예 발표가 사흘 만의 증시 반등을 견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제공할 것"이라며 "USMCA와 관련된 기업들의 요청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한 달 면제를 줘 경제적으로 불리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4일 자정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한 달간 유예했던 25% 관세를 발효했다.
멕시코 등에 생산기지를 둔 미 완성차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완성차 업체 대표와 통화한 뒤 관세를 한 달 유예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미 완성차 기업들은 일단 한 달 동안은 25%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레빗 대변인이 추가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후속 경감안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정상과 통화하며 관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50분간 통화하고 관세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단속 문제를 논의했다.
클라우다이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통화도 예정돼 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트레이더들은 행정부가 시장의 압력에 응답할 것이라 보고 있다"며 "백악관은 필요에 따라 정책 조정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관세 정책으로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자, 주식시장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수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철강·알루미늄 관세 발효에 이어 오는 4월2일 상호관세 부과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심플리파이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그린 수석 전략가는 "우리가 거듭 강조한 건 트럼프가 가져 오는 불확실성"이라며 "우리는 이제 단 한 차례의 트윗이나 정보 공개로 시장의 해석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석유화학 제품부터 사무용 장비에 이르기까지 제조업 담당자들은 무역 정책 변화에 대한 잠재적 영향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지역의 담당자는 잠재적 관세로 인해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썼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민간 기업들이 채용을 주저하고 있다는 고용 지표도 공개됐다.
이날 미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2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비농업 신규 고용은 7만7000건 늘어났다.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폭이다.
이는 직전월(18만6000건)과 시장 예상치(14만1000건) 모두 큰 폭으로 하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은 공공 부문 취업자 수가 빠진 ADP 고용 보고서 보다 정확한 노동시장 현황을 보여 줄 7일 발표 예정인 미 노동부의 2월 고용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15만6000건 늘어나 1월 수치(14만3000건)를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률은 4.0%를 유지했을 전망이다.
미 국채 금리는 오름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bp(1bp=0.01%포인트) 오른 4.2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4bp 상승한 4.0%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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