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10년차 최장수 은행 CEO 반열
최근 건전성 지표 악화…연체율과 부실채권 등 건전성 방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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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윤호영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차기 대표 최종 후보자로 추천되면서 사실상 5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윤 대표는 은행권 10년 장기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오르게 됐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가운데 윤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호실적에도 카카오뱅크는 최근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대출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2년간 윤 대표는 연체율과 부실채권 등 건전성 방어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회의에서 윤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임추위는 윤 대표와 관련해 "1인 태스크포스로 카카오뱅크의 설립 단계부터 참여한 통찰력 있는 금융·정보기술(IT) 융합 전문가"라며 "재임 기간에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성장과 혁신이 가속하는 이 시점에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미래 청사진을 완수할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윤 대표의 선임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윤 대표의 연임안이 통과되면 2016년 대표직을 맡은 이후 5연임이다. 윤 대표의 임기는 오는 28일 만료되며, 다음 임기는 2년이다.
1971년생인 윤 대표는 안양 신성고와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화재를 거쳐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냈다.
이후 카카오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팀 부사장으로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한 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카카오뱅크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선 큰 이변이 없는 한 윤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윤 대표는 이번까지 연임하면 2027년까지 총 11년간 카카오뱅크를 이끄는 장수 CEO가 된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만큼 윤 대표가 연임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주요 금융지주처럼 카카오뱅크도 연령이나 연임 횟수 제한 등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따랐다. 현재 카카오뱅크 내부 규범상 주요 금융지주와 같이 연령이나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명시적 조항은 없는 상태다. 이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에 한 번 대표를 바꾸며 체질 개선을 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약 10년여간의 경영을 통해 정상궤도에 올려놓았음을 인정 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이정도의 기간 동안 경영을 하는 것에 대해 해당 회사의 경영승계 시스템과 CEO 인력풀 관리는 잘 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플랫폼을 위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으나 엄연히 은행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레거시 은행들의 전철을 밟아가면서 인터넷은행에 기대했던 뚜렷한 혁신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가 10여 년간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주도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는 '2024년 경영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4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실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방은행 1위인 부산은행의 순익(4555억원)과 불과 150억원 차이다.
호실적에도 카카오뱅크는 최근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대출건전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2.15%)됐으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란 분석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1조3080억원으로, 2023년 말(37조7240억원) 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전월세대출을 제외한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12조6520억원으로 1년 새 38.5% 급증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주담대 잔액 증가율이 1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이에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은 0.52%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0.03%포인트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원) 대비 약 두 배 급증했다. 다만, 경기불황으로 개인사업자대출 확대 전략은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와 관련해 올해 '신규 대출의 30%' 룰을 신설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저신용자 대출이 평잔 기준 30% 이상이면 됐으나 앞으로는 신규 취급액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로 채워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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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2024년 경영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4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올해 성장 전략과 관련해 AI 분야에서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기존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AI 스미싱 문자 확인 서비스'나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FDS) 및 다양한 본인인증 방식에 AI 기술을 적용한 것을 넘어, 연내 자연어 기반의 '대화형 AI 금융 계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건전성 관리와 관련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확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상공인 자금 공급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미 개인사업자 대출 건전성 관리 분야에서 탁월한 건전성 관리 실적을 보여온 바 있으며, 신용리스크 정책 및 CSS 고도화, 신규 상품 출시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통해 연체율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