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은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65%에 달하는 기업들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영업이익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인 기업 243개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158개 기업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이중 23개 기업은 흑자가 예상됐으나 적자를 기록했고, 18개 기업은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컸다.
실적이 전망치를 가장 큰 폭으로 하회한 곳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이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6억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3000만원에 그쳐 추정치 대비 괴리율이 -99.3%에 달했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씨앤씨인터내셔널에 대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로 역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0%로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이었다"면서 "낮아진 시장의 눈높이마저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신세계인터내셔날(-97.4%), 솔루엠(-92.9%), 데브시스터즈(-86.9%), POSCO홀딩스(-84.1%), SK오션플랜트(-83.9%), 롯데관광개발(-82.0%) 등이 기대치에 큰 폭으로 하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현대건설, 이마트, 현대제철, 한온시스템, LG, 롯데웰푸드, HD현대인프라코어, 세아베스틸지주, 제주항공 등은 증권가에서 흑자를 예상했으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8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실적은 영업손실 1조7334억원을 기록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4분기 영업손실 1조73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면서 "해외 현장에서의 대규모 비용 반영이 원인인데 특히 인도네시아 발리파판 현장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사비 급등 과정에서 발주처와의 협상이 불발된 점,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추가 공사를 수행했던 점, 로컬 파트너사와의 원가 납입 합의가 되지 않은 점이 공통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도 시장에서는 195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으나 실제 실적은 영업손실 771억원을 기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7조 2497억원, 771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면서 "통상임금 등 일회성 비용이 1895억원 발생한 영향이며 영업 외에서도 G마켓 관련 손상차손이 발생하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수익성 개선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85개 기업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이중 3개 종목은 적자가 예상됐는데 흑자를 기록했고 4개 종목은 적자 규모가 시장 예상치보다 축소됐다.
가장 큰 폭으로 전망치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은 한화솔루션이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483.5% 웃돌아 가장 큰 폭의 괴리율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1070억원으로 집계됐다.
컨센서스는 183억원이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는데 울산 사택 매각 관련 이익 967억원이 반영된 영향"이라며 "신재생 영업이익은 60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해외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비용 약 600억원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약 1200억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자회사들이 지난해 4분기 대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화가 뒤를 이었다.
한화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653억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1조1263억원을 기록해 괴리율이 208.3%에 달했다.
이밖에 천보(153.9%), 넥스틴(132.9%), SK가스(118.7%), 한전기술(96.6%), 대우건설(89.0%), 한국가스공사(85.6%), 미래에셋증권(82.3%) 등이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은 지난 분기와 비교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폭이 큰 모습이었다"면서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어닝 쇼크의 폭이 큰 경향이 있는데 이미 실적 전망의 하향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는 점, 그리고 컨센서스 하회폭이 과거 평균 대비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4분기 실적에 대해 과도한 비관론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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