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진 홈플러스가 운전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했던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SSM) 분할 매각 작업도 중단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SSM 사업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분할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자산이 동결되기 때문에 분리매각도 당분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단기 유동성 악화 우려에 절차를 멈추기로 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복수의 국내 전략적투자자(SI)들이 관심을 갖고 있어 실사를 진행 중이었지만 회생절차 개시에 따라 매각 작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MBK는 일단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라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입장이다.
지급불능 등 아직 자금 부족 상태는 아니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앞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회생절차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의 기업 어음과 단기 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향후 잠재적 단기 자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경감해 홈플러스의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홈플러스의 임직원과 상거래처의 이익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홈플러스 경영진의 회생절차 신청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생절차 신청과는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상거래도 또한 순조롭게 이뤄지게 된다.
홈플러스는 유통업 특성상 대규모 매입대금을 월 1회 일괄 지급하는 반면 매출대금은 매일 들어오는 구조다.
자금 유입 시차를 보완하기 위해 매입·영업대금 유동화 및 단기 기업어음을 발행해 운전자금으로 활용한다.
이 와중에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단기 채권 투자수요가 급감할 우려에 처했다.
홈플러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 1월31일 직전 12개월 기준 2374억원이다.
이번 회생결정으로 금융채권 등이 유예돼 금융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매출 대부분이 현금으로 결제되는 만큼 1~2달 만에 약 1000억원의 잉여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홈플러스 리스부채(점포 임차료)를 제외하고 운영자금차입을 포함한 금융부채는 2조원가량이다.
금융 부채 중 상당수는 감정평가기관들에서 평가한 4.7조원에 이르는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
MBK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부채 비율은 1년 전 대비 1506% 개선된 462%"라며 "그동안 정상화 힘써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회계연도 기준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알짜 사업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2023년 매출 1조2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 마진율은 8%였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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