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30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완화 일시 중단으로 하락한 시장은 빅테크 실적을 소화하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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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3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17% 상승한 4만4791.68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9% 오른 6050.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15% 내린 1만9602.8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을 넘어선 매출과 이익을 발표한 후 1.75% 오르고 있다. 테슬라는 2.43% 상승세다. 시장 전망을 하회하는 실적 발표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를 이용한 로보(무인)택시를 오는 6월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분기 매출이 전문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6.21% 급락하고 있다.
시장은 이날 오전 발표된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주목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3%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3.1%)과 시장 전망치(2.7%)를 하회했지만,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웃돌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8%로 2023년 2.9%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지난해 4분기 4.2% 증가하며 탄탄한 회복세를 견인했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5% 올랐다. 지난해 3분기(2.2%) 보다는 높았고, 시장 전망치(2.5%)에는 부합했다.
고용도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직전 주 수정치(22만3000건) 대비 1만6000건 줄어든 20만7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22만4000건)는 1만7000건 하회했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츠의 조쉬 잼너 투자 전략 분석가는 "전반적으로 경제는 2025년으로 향하며 견고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의 강력한 연관성을 감안할 때 위험자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통화완화 사이클을 일시 중단한 Fed는 미 경제 성장률과 고용, 인플레이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Fed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 금리 인하에 착수, 최고 연 5.25~5.5%였던 금리를 3연속 인하해 1%포인트 낮춘 뒤 첫 동결 조치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가 "상당히 덜 제약적"이라며 "(통화정책)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의 정책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 우려 속에 향후 트럼프 2기 정책 영향과 인플레이션 상황을 평가하며 신중한 통화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셈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발표되는 애플 실적을 대기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다음 달 4일과 6일 실적을 내놓고, 엔비디아는 다음 달 26일 실적을 공개한다.
국채 금리는 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4.53%,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전일 보다 1bp 내린 4.21%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상승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0.52달러(0.72%) 오른 배럴당 73.1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6달러(0.79%) 상승한 배럴당 76.21달러를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