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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에 요동치는 금융시장…한은, 2월 기준금리 향방은
더팩트 기사제공: 2025-01-24 11:06:02

새해 첫 금통위서 환율 급등에 금리 동결…진정세에 인하 가능성 커져
내수 예상보다 더 악화돼…한은 2월 금리인하 전망 우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1% 성장하는 데 그쳤고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0%를 가까스로 웃돌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에 롤러코스터를 타던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여전하다. 미국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통화 정책 방향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으나 국내 경제부양을 위해서라도 이번엔 금리 인하를 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달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올해는 △2월 25일 △4월 17일 △5월 29일 △7월 10일 △8월 28일 △10월 23일 △11월 27일 등 총 8회의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예정돼 있다. 금통위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기존 3.0%로 동결했다.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한은이 이번엔 금리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이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금통위는 물가와 금융 안정, 경기 등 변수를 고려해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금통위가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금리를 내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역시 외환시장 불안정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인하하는 게 당연하다"며 "그러나 환율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실제 1월 금통위 직전 147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30원대로 떨어졌다.

24일 오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2원 오른 1439.5원에 출발했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보다 1.5원 내린 1435.8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37.6원)보다 0.4원 내린 1437.2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환율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첫날 원·달러 환율은 14.7원 내린 1437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소식에 오전 9시 57분께 1443.9원으로 10원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이후 추가 관세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환율은 다시 1430원 중후반대로 내려왔다. 1430원대 마감은 지난해 12월18일(1435.5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해 4분기 내수가 예상보다 더 악화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당초 한국은행 전망치(0.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건설투자 부진이 예상보다 더 심화되는 등 내수회복이 지연된 영향이다. 또 지난해 연간 성장률 역시 2.0%에 턱걸이했다. 4분기 부진 탓이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시장에선 오는 2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은이 2월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해 인하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점쳤다. 김기명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 1명 등장과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 상 인하 필요성을 인정한 점, 이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1.6∼1.7%로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을 감안할 때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까지 분기별 1회 금리인하를 단행해 올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2.2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달 기준금리가 25bp 내려갈 경우 2022년 10월 11일(2.50%) 이후 2년4개월여 만에 기준금리가 2%대로 낮아진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추면서 정책 방향을 긴축 완화로 선회했다. 소비·투자 등 내수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목소리가 높아진 탓이다.

다만, 트럼프 취임 초반인 만큼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1분기까지는 환율이 언제든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경계감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지 중국에 고율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잠재하기 때문에 달러화 지수의 추세적 하락을 언급하긴 다소 이르다"며 "일단 예상보다 유화적인 관세정책 추진은 주요국 통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공산이 크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역시 고려할 요소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로, 우리나라와의 격차는 최대 1.5%포인트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달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을 앞두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마지막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향후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 연준 위원 18명 중 10명이 올해 두 번만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내외 정책의 파급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퍼진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슈와 경제적인 이슈 등을 고려해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며 "2월 경제상황을 보긴해야겠지만 내려갈거란 예상이 많은 것 같다. 미국의 금리인하 여부도 검토는 해야겠지만 사실상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중요하기 때문에 2월에 정치적 이슈가 해결되면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부양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권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상황 점검 및 현안 보고'에 앞서 사전 환담을 통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환율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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