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손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스(SMC)를 '상호주 제한' 방식으로 경영권 분쟁에 활용하기에 앞서 불법 소지를 인지하고 미리 이 회사 이사진에서 물러났다고 주장했다.
23일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이 이사진에서 지난 10일 물러났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가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에서 확인한 결과 이 회사 이사회 4명 중 최 회장과 마이클 최(한국명 최주원) 등 최씨 일가만 물러났다고 밝혔다. 최주원 씨는 SMC의 최고재무책임자다.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의 장남으로 최 회장의 사촌이기도 하다. 남은 이사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과 이성채 SMC 최고경영자(CEO)다.
MBK파트너스는 "SMC가 회삿돈 575억원으로 의결권 없는 주식 매입에 쓰게 하는 등 SMC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므로 미리 이사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 회장과 최 CFO는 상법상 자기주식 거래 문제와 이사 충실 의무 등으로 벗어나기 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 회장 스스로 영풍정밀과 최씨 일가가 가진 영풍 주식을 SMC가 매수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측은 호주 계열 손자회사 SMC에 최씨 일가와 고려아연 주주 중 하나인 영풍정밀이 가진 영풍 지분 10.33%를 장외매도 방식으로 575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썬메탈코퍼레이션홀딩스(SMH)→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구조가 됐고, 이 경우 ‘상호주’ 관계가 돼 서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최 회장 측 주장이다. 상법상 ‘상호주 제한’ 제도에 따르면 두 회사가 10%를 초과해 서로의 지분을 갖고 있다면 상대방 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를 통해 MBK·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 40%가량 중 영풍 보유 지분 약 25%의 의결권을 봉쇄한다는 전략이다.
MBK·영풍 측은 이를 두고 '꼼수'라며 반발했다. 상호주 제한은 국내법인이면서 주식회사에만 적용되는 조항이기 때문에, 호주에 설립된 외국법인이자 유한회사인 SMC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오전 9시 열릴 예정인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는 위임장 확인 절차 때문에 이날 오후 2시까지 개최되지 못하고 있다.
![](//cdn2.ppomppu.co.kr/zboard/data3/hub_news2/2025/0123/newhub_2025012309572410402_1737593844.jpg)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