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지난해 영업손실 1조2209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년比 영업이익 3.2%↓
다른 건설사도 실적 부진 전망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뉴시스](//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3/202573621737588910.jpg) |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뉴시스 |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도 경영환경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220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적자 전환이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 것이라고 현대건설은 설명했다. 향후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공정 관리를 강화해 수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2% 줄었다. 대외 환경 변화 등으로 전년 대비 이익 규모가 줄었지만,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했다고 했다. 삼성E&A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716억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다른 건설사들도 조만간 실적을 공개한다. 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는 2월 초 발표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3월 말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공사비·인건비 상승이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2024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26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2% 올랐다. 이 지수는 매년 오르고 있다. 이 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의 직접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인건비도 올랐다. 대한건설협회의 '2025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업 전체 132개 직종의 올해 상반기 일평균 임금은 지난해 하반기(27만4285원) 대비 0.63% 오른 27만6011원이다. 전년(27만789원)보다는 1.93% 오른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의 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건설사의 재무상태가 악화된 상태"라며 "원자재·인건비 등이 계속 올라 수익성도 크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건설경기 전망도 흐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더팩트 DB](//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3/202525331737588962.jpg) | 올해 건설경기 전망도 흐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더팩트 DB |
◆ "실적 하락 이어질 것"…건설경기 먹구름 전망 증권가에서는 건설사 실적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내놓은 국내 주요 건설사 실적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 4개 상장 건설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업종 전반적인 외형 성장 둔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기업 개별적인 원가율 점검과 준공정산비용 반영, 매출채권 상각 등 비용증가 요인으로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신한투자증권이 내놓은 관련 전망 보고서에서도 국내 주요 건설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올해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다가올 3년 중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 등 원자재 가격 안정화 지연, 환율·금리 등의 경제지표 불확실성 확대는 건설시장의 안정성을 지속해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는 "올해도 국내 경기침체와 시장의 불확실성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의 위기는 현금 유동성 악화로부터 시작된다. 손실을 막아내지 못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의 장동현 부회장과 김형근 사장도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영이 예상된다"며 "재무 안정성 확보와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올해 건설경기는 지난해보다 더 냉기가 감돌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모두 올해 건설투자가 지난해 대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봐서다. 이에 대해 건산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 증가로 전반적인 건설투자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정부는 건설사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s@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