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 발표 영향에 따라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이 인공지능(AI) 시설에 5000억달러(720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cdn2.ppomppu.co.kr/zboard/data3/hub_news2/2025/0123/newhub_2025012209420698549_1737506527.jpg)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0.92포인트(0.30%) 오른 4만4156.7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은 37.13포인트(0.61%) 상승한 6086.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52.56포인트(1.28%) 뛴 2만9.34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은 장중 한 때 6100.81로 기존 고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스타게이트’로 명명된 초대형 AI 프로젝트 출범을 발표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매출 규모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소프트뱅크 3사가 합작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전일 미 증시에서 오라클이 7.17% 급등한데 이어 이날도 한 때 11% 넘게 급등하는 등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기술 파트너로 언급된 ARM(15.93%), MS(4.13%), 엔비디아(4.43%) 등에도 투심이 몰렸다.
넷플릭스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 출시 등에 힘입어 유료 가입자 수가 3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9.69% 급등했다. 다만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지수가 이날 0.61% 하락 마감하는 등 뉴욕증시 랠리가 AI 관련 일부 빅테크 종목에 한정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목된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AI 연산에 필요한 많은 양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며, 이 수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수요로 연계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함께 글로벌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경우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HBM 수요도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분야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의 HBM 공급선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공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SK하이닉스·현대차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오전 11시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 사전 녹화한 인터뷰가 공개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의 영향을 주는 경향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당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에 대한 발언이 나올 수 있다. 오는 24일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주목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선 기후, AI 등이 화두였지만 관세 이슈가 부각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어닝쇼크에도 코스피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시장의 기대치와 유사한 반응이 나타날지가 관건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27일부터 설 연휴로 인해 국내 증시가 장기 휴장에 들어가는 동안 미국에서는 매그니피센트7(M7) 실적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며 “이러한 이벤트들은 2월까지도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주 후반부터는 연휴를 앞둔 경계심과 관망세로 인해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