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석유 수요 2050년까지 약 24% 늘어날 것"
전 세계 인구 증가, 경제 성장이 배경
재생에너지, 운송용 에너지 대체 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제47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후 취임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2/202555601737513617.jpg)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제47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후 취임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은 유전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세계 주요국가가 탄소중립 실현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의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행기와 선박 등 운송용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가 대체할 수 없고 인구 증가도 석유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석유 수요는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유산업은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석유협회 컨퍼런스에서 "탄소중립 추진과 에너지전환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대표적인 탄소배출 업종인 석유산업은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탄소중립 노선도 석유산업의 위기감을 부추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조약인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을 다시 탈퇴하더라도 한국의 탄소 중립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업계의 우려와 달리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050년까지 석유 수요 하락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은 지난해 발표한 장기 에너지 추세 연례 보고서를 통해 석유 수요가 2023년 하루 1억220만 배럴에서 약 24% 늘어나 2050년 하루 1억2010만 배럴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기간 동안 비(非)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석유 수요가 하루 28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그 근거다. 반면 OECD 국가의 석유 수요는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OPEC은 석유 수요 정점이 앞으로도 멀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2029년에는 석유 수요가 강력히 늘어나 하루 1억123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이는 2023년 대비 하루 1010만 배럴 증가한 수치다. IEA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10년 뒤 석유 수요가 하루 약 1억600만 배럴로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IEA는 전 세계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면서도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 수요는 2029년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은 석유 수요에 대한 예측이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대한 예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인구가 증가하는 한 석유 수요는 감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탄소중립이 국내 석유산업의 종말을 부를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당분간 석유의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팩트 DB](//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2/202522991737513746.jpg) | 탄소중립이 국내 석유산업의 종말을 부를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당분간 석유의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팩트 DB |
OPEC은 전 세계 인구가 비OECD 지역의 인구 증가에 힘입어 현 80억 명에서 2050년까지 97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2023년부터 2050년까지 연 평균 2.9%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OECD 국가의 경우 연 평균 3.7%, OECD 국가는 1.6%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경제규모와 이동량도 증가했고 필연적으로 석유 수요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인 재생에너지가 아직까지 항공과 선박 등 수송용 에너지원인 석유를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탄소중립 기조에도 석유 수요가 견고한 이유' 보고서에 따르면 운송용 에너지원을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 원유의 약 60%가 운송용 에너지원인데 운송용 에너지원이 다른 자원으로 대체돼야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항공기와 선박 연료는 대체 자원이 거의 없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경우 석유 수요를 줄일 수는 있다. 전기차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석유 소비 감소가 나타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세계 전체 차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1% 이하다. 아직 전기차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운송용 석유 수요를 줄인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20일(현지시간)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화석연료 정책도 국내 정유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유전 개발, 제조업 육성,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유전을) 뚫고 계속 뚫겠다"며 "다시 부유한 국가가 되는 데 우리 발밑에 있는 액체 금(석유)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대한석유협회 컨퍼런스에서 "2025년 유가가 당분간 올해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정제설비 규모 축소 등으로 미국, 중국, 인도 등의 수출 여력이 약화돼 2025년에는 국내 정유업계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zz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