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거래일인 21일(현지시간)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다. '관세맨'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관세 부과의 큰 원칙만 확인하자, '관세폭탄'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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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1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88% 뛴 4만3870.13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51% 상승한 6027.1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15% 오른 1만9659.02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무역협정을 전부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취임 연설에서는 "외국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인들을 부유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경·에너지 등 수십개 행정명령을 쏟아내면서도 신규 관세 조치는 일단 보류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관세를 점진적으로 부과할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동안 시장에선 관세 인상이 수입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10~20% 부과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멕시코, 캐나다에 예고한 25% 관세 부과는 2월1일자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혀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알렉스 필립스 미국 수석 정치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 관세 정책 발표는 예상보다 온건했다"며 "지금으로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관세 정책의) 우선순위가 낮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친기업 공약을 이행할 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규제 완화 등을 공약했다. 전날에는 석유 등 화석연료 시추·생산 확대를 위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56%를 기록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전거래일 수준인 4.27%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가치도 하락하는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보다 1.1% 하락한 108을 기록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3M이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발표 후 4.73% 급등세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0.94% 오르고 있고, 아마존은 1.53% 상승하고 있다. 은행주도 규제 완화 기대에 오름세다. JP모건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1.01%, 1.2% 상승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 생산 확대로 인한 공급 증가 전망에 하락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1.36달러(1.76%) 내린 배럴당 76.03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66달러(0.82%) 하락한 배럴당 79.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