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에쓰오일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 예상
석화업계, 지난해 4분기도 실적 부진
![지난해 1~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주요 정유사와 석유화학기업이 4분기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1/20251461737425364.jpg) | 지난해 1~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주요 정유사와 석유화학기업이 4분기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지난해 1~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주요 정유사와 석유화학기업이 4분기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정유사는 정제마진 개선과 동절기 난방 수요가 늘어난 데 힘입어 흑자 전환이 예측되는 반면, 석화 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에 부진이 지속됐을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중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91억원, 1807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6166억원, 에쓰오일은 41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를 포함한 정유 4사는 지난해 1~3분기 합산 1조5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세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정유제품 수요 감소 여파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를 밑도는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4분기에는 적자 탈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지난해 3분기 배럴당 3.6달러에서 12월 5.3달러로 상승하며 업황 개선을 뒷받침했다. 통상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일 때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탈출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석화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중국의 대규모 생산설비 가동으로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현재 석화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는 손익분기점이 톤(t)당 300달러인데, 2022년 하반기에 최저치에 도달한 후 줄곧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생산비용에도 못 미쳐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란 뜻이다.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9개 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는 8494억원에 달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38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케미칼 역시 4분기 1611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3분기 영업손실 4136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66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연간 손실이 8000억원을 넘어설 공산이 크다.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4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적자 전환한 이후 3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반등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케미칼 부문이 부진한 데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사업까지 어려움을 겪으며 실적 개선이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주요 정유사와 석유화학기업이 4분기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더팩트 DB](//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1/202510571737425388.jpg) | 지난해 1~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주요 정유사와 석유화학기업이 4분기 실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더팩트 DB |
올해도 넘치는 공급 대비 수요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석유화학사들의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다수의 노후 NCC(나프타분해시설) 설비 폐쇄 및 전환이 발표되고 있지만 공급 과잉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석유화학 업황은 쉽지 않겠다"며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 누적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급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가장 주요하다"고 평가했다. NCC 마진 역시 지난해 3분기 톤당 279달러에서 4분기 265달러로 하락했으며, 1월 첫째 주에는 240톤까지 떨어졌다. 석화업계뿐 아니라 정유업계에도 올해는 험난한 새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업황 개선이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석유 수요 감소의 근본적 원인인 글로벌 경기 부진이 길어지며 수요가 살아날 길이 보이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환율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15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정유사는 전량 달러로 원유를 수입하는 구조라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이 불가피하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환차손은 1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환차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zz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