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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발목 잡은 좀비기업 '퇴출' 본격화…요건 강화하고 절차 축소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1-21 09:30:00

금융 당국이 상장폐지 기준이 되는 시가총액·매출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이른바 '좀비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는 위기감이 존재한다.
일찌감치 퇴출 돼야 할 기업들이 수명을 연장하면서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주가지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한계기업 솎아내기가 필수적이라고 본 것이다.


21일 금융위원회 등이 공개한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은 저성과 기업의 적시·적절한 퇴출을 통해 증시 전반의 밸류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장 폐지 요건은 강화하고 절차는 간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한계기업 퇴출이 늘어나면서 자칫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내용도 함께 담겼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 주식시장은 상장기업 수, 시가총액 등 양적 규모는 계속 확대됐으나, 개별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성장성 등 질적 측면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며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서는 주식 시장의 진입과 퇴출 측면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서 이번 방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진입 기업 수 대비 퇴출 기업수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상장기업수 대비 시가총액도 0.9로 미국(22.5), 일본(2.3), 대만(2.0) 등을 훨씬 밑돈다.


10년간 퇴출 전무...실효성 낮은 요건부터 강화

한계기업 퇴출 실효성이 부족한 이유로는 먼저 과도하게 낮게 설정된 시총, 매출액 요건이 손꼽힌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장 폐지 기준선은 시총 기준으로 각각 50억원·40억원, 매출 기준으로 각각 50억원·30억원이다.
이를 밑돌면 상장 유지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인데, 지난 10년간 퇴출 발생사례는 전무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5~20년 전의 낮은 기준을 계속 유지 중"이라며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고 요건 강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총 3년간, 3단계에 걸쳐 이러한 재무적 요건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코스피의 시총 기준은 2028년1월부터 500억원으로 현 수준 대비 10배 상향된다.
이 경우 현재 최대 2.5%에 불과한 진입요건 대비 퇴출요건의 상대 비율 역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동일한 25% 수준이 된다.
같은 기간 코스닥의 시총 기준은 300억원까지 높인다.


매출의 경우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1년씩 늦춰 2029년1월부터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100억원을 각각 적용할 예정이다.
당국은 성장 잠재력은 높으나 매출이 낮은 기업을 고려해 최소 시가총액 요건(코스피 1000억원, 코스닥 600억원)을 충족할 경우 매출 요건을 면제하는 완충장치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의 시뮬레이션 결과, 최종 상향조정 완료시 코스피는 62개사, 코스닥은 137개사가 요건 미달로 파악됐다.
이는 각 시장의 7~8% 수준이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2024년 수치를 기반으로 여러 가정이 고려된 만큼 기업의 밸류업 노력, 시장여건 변화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감사의견 미달 시 2스크라이크 아웃 제도도 오는 7월 도입한다.
이 또한 실효성이 낮은 퇴출 요건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감사의견 미달은 지난 5년간 상폐 사유 1위(236건)다.
지금까지는 감사의견이 미달하더라도 다다음 사업연도 감사의견이 나올때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회생 기회를 줬으나,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왔다.
이에 이번 제도 개선에는 2회 연속 미달 시 즉시 상폐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회생·워크아웃 기업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예외(추가 개선기간)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분할재상장 시 존속법인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제도도 오는 7월1일부터 코스피에 도입하기로 했다.
존속법인이 심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우량사업을 신설법인으로 이전시키는 등 존속법인이 부실해지는 구조의 분할재상장이 나타날 우려가 있음을 고려한 조치다.


늘어지는 상폐 절차 축소...투자자 보호조치도 보완

이번 제도 개선에는 요건 강화 외에도 상장폐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근 5년간 상폐 사례 71건 중 87%에 달하는 62건은 상폐 사유 발생시부터 최종 퇴출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절차가 장기화하면서 폐지 심사 중 거래가 정지중인 기업도 2024년 말 기준 8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제도상 코스피는 최대 2심 및 개선기간 4년, 코스닥은 최대 3심 및 개선기간 2년으로 규정돼있다.
미국 NYSE와 나스닥의 개선기간이 최대 18개월(2심), 12개월(2심)임을 비교할 때 확실히 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역시 개선기간은 12개월에 그친다.
더욱이 한국은 개선기간과 별개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다음 회의서 논의하는 속개 제도를 이용해 기간을 더 늘리는 사례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충분한 회생기회 제공을 위해 최대 개선기간이 긴 편"이라며 "심사가 장기화하는 구조인데, 저성과 기업의 퇴출 지연은 자본배분의 비효율, 시장전반의 신뢰도 저하, 주가지수 상승 제한 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국은 심사절차 간소화를 위해 코스피의 개선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절반까지 축소한다.
코스닥 역시 최대 2심, 1년6개월로 줄인다.
아울러 속개를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도록 하고,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와 실질심사 사유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엔 두 심사를 병행해 하나라도 상폐 결정 시 최종 상폐로 이어지도록 한다.


이밖에 향후 퇴출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보호 조치도 함께 마련했다.
내년 1월부터 금융투자협회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를 활용해 상폐 후에도 비상장 주식거래 기반을 지원하고, 상폐 심사 중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공시도 확대한다.
이를 통해 계속적인 거래를 돕고 투자자 알권리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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