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행연합회, 민생 경제 회복 위한 현장간담회
상생금융 확대와 가산금리 인하 등 자율적 결정 맡길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을 만나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맨 왼쪽부터 차례대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임영무 기자](//cdn.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0/202593411737366187.jpg)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을 만나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맨 왼쪽부터 차례대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을지로=이선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을 만나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은행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은행장들에게 "무언가 강요하는 자리가 전혀 아니다"라고 언급했으나 금융당국에 이은 야당 대표의 은행 압박은 지나친 경영권 개입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역대급 호실적을 내고 있는 은행들은 상생금융 확대와 가산금리 인하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2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14층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은행권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현장 간담회에는 6대 은행장과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시중은행장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 은행연합회 입구로 들어왔다. 오후 3시 10분께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가장 먼저 모습을 보였고 강태영 농협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등이 차례대로 입장했다. 이날 은행장들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았고 다소 긴장되고 무거운 분위기로 14층으로 올라갔다. 은행장들이 모두 들어간 뒤 간담회 시작 전 이재명 대표가 입장했다. 그는 무슨 논의 오갈 예정이냐는 질문에 미소만 지으며 들어갔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정무위원 12명도 전원 출동했다. 정무위는 금융 정책 및 감독 당국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소관 상임위원회다. 이날 간담회는 10분 가량 참석자 사진촬영, 이재명 당대표 모두발언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모두발언이 진행된 이후 비공개 전환됐다. 이 대표는 무거운 분위기를 의식한 듯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은 일부에서 얘기한 것처럼 여러분에게 뭘 강요해서 얻어보거나 무엇인가를 강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서민 지원을 위해)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들어보고 활동하는 데 정치권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듣는 자리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말씀해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시중 은행장들에 "특히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준비하신 여러 가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들도 있는데 충실히 잘 이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인 상황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특수 상황까지 겹쳐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불안정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상황이 어려울수록 힘 없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고통을 겪는 게 현실이다. 각 은행, 금융기관들도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해 애를 많이 쓰시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때일수록 도움이 절실할 텐데 원래 금융기관 역할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원 업무 아니겠나, 그 기본적인 역할을 잘해주고 계셔서 감사드린다"며 "우리 서민들 또 소상공인 여러분들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14층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은행권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맨 왼쪽부터 차례대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을지로=이선영 기자](//cdn.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0/202565741737365492.jpg) | 2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14층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은행권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맨 왼쪽부터 차례대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을지로=이선영 기자 |
이날 은행연합회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방안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중점적으로 보고했다. 실제 은행들은 지난해 연말 연체나 폐업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에게 채무조정과 추가 자금지원 등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인 '소상공인 금융지원방안(민생금융 시즌2)'를 발표하고 실행을 앞두고 있다. 은행들은 △연체 전 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 △폐업자 저금리·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 △상생 보증·대출 △은행권 컨설팅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연간 25만명의 소상공인에 대출액 14조원에 대해 7000억원의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날 이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은행장 간담회에 대거 참석하면서 여당에선 이 대표가 '대권 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도 민주당이 그동안 은행에 횡재세를 부과하거나 가산금리 산정 기준을 변경해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대표의 은행장 간담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민병덕 의원이 대표발의한 은행법 개정안은 대출금리에 서민금융진흥원, 신용보증기금 등 각종 기금 출연료를 가산금리에 넣을 수 없는 항목으로 명시한 것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약 3조원의 비용을 가산금리 산정에서 제외하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상생금융을 추진하는 은행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으나 금융권에선 금융 취약층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고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가산금리 체계를 손보는 작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날 조용병 회장은 "오늘 이렇게 많은 의원님들께서 함께해주신 것은, 그만큼 우리가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은행은 경제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 존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올해도 은행의 주요 고객이자 민생 경제의 근간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더욱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지원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은행을 통한 비금융 측면에서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은행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해 저렴하게 결제 키오스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소상공인의 운영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은행이 상거래 데이터를 확보해 더욱 낮은 금리로 대출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의 노력이 상생과 혁신 간 조화와 선순환을 촉진해 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cdn.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0/202538561737365709.jpg) |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한편, 이날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은행권과 민주당은 금융권의 경쟁력 강화와 이를 위한 규제 개선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우리 금융이 국제 경쟁력을 어떻게 가져나가야 하고, 이를 위한 정부나 정치권의 지원 방안에 대해 물었다"며 "국내 금융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이어 "기업 활동을 구체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개선점에 대해 국제경쟁력 제고 방안,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위한 규제 개선, 금융의 기업지원 활성화 방안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질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은 회의에서 "금융의 국제 진출을 위해서 특별히 디지털 기술과 결합이 매우 중요한데 관련해서 국제적 금융 진출을 하는 데 있어서 디지털과 관련된 규제가 있다"며 개선을 요청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금융 외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조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금융 외교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이 대표와 은행권이 공감했다"며 "금융 외교를 어떻게 실효적으로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계속 같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민주당은 애초 은행권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었던 가산금리 체계 개선안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eonyeong@tf.co.kr |